북한의 대남 비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막말도 예외가 아니다. 옥류관 주방장이 “평양에 와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라고 한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또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멍청이’라는 아주 자극적인 내용이다. 그런데, 이번 내용은 우리민족끼리의 기사 형태로 나온 것이 아니다. ‘독자감상글’, 우리로 치면 기사에 딸린 댓글 형태로 비난이 등장했다.
댓글 작성자는 ‘경기도 음악인’
이러한 글은 15일자 노동신문의 ‘단호한 징벌의 시각만을’이라는 기사에 댓글 형태로 달렸다. 노동신문 기사는 북한 돌격대원들의 대화 형식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리자’는 결의를 담고 있는 내용이다.
댓글을 단 사람은 ‘홍준표 미친새끼’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다. 지역은 ‘경기도’, 직업은 ‘음악인’으로 돼 있다. 댓글 내용은 이렇다.
“울 남녘의 역대 대통령들도 막나갔지만 특히 문재인이 굴러온 평화번영의 복도 차버린 것은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인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다~!!!!!
오죽했으면 북녘 동포들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모든 정당들을 대놓고 욕했겠는가? 어쨌거나 스스로 화를 입은 자들에게는 좌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예다~!!!!!”
표면적으로는 경기도에 사는 음악인이 북한 사이트에 접속해 대남 비난 댓글, 문 대통령을 격하게 비난하는 글을 단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6월 8일 이후 최근 달린 댓글 43개 가운데 38개를 경기도 음악인이 달았을 정도로 이 사람 혼자 우리민족끼리의 댓글을 다 달다시피했다. 6월 8일날은 6개의 댓글을 달기도 했는데,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우리민족끼리 등 여러 북한 매체 기사들을 두루두루 본 뒤 댓글을 단 것으로 돼 있다.
경기도 음악인은 가공의 인물?
경기도 음악인은 정말 경기도에 사는 음악인일까? 북한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일까?
직접 댓글 달기를 시도해 봤다. 댓글을 입력하고 ‘등록하기’ 버튼을 누르자, “정확히 등록되었습니다. 관리자의 승인을 받아 현시되게 됩니다”라는 글이 뜬다. 댓글이 바로 공개되는 형식이 아닌 것이다. 우리민족끼리 관리자가 댓글을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다. 이 얘기는 관리자가 댓글을 수정할 수도 있고, 아예 삭제할 수도 있다는 뜻일 것이다. 실제로 북한 사이트에 글을 남기면 북한에게 유리한 글만 올라가고 이마저도 수정을 거치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우리민족끼리에 댓글을 단 경기도 음악인이 북한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 같다고 말한다. 말투나 여타 것들을 종합해볼 때 진짜 남한에서 댓글을 단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물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표면적으로는 경기도 음악인이 글을 쓴 것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아무리 현 정부를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우리 국민이 북한 사이트에 접속해 대통령을 ‘멍청이’라고까지 비난하는 글을 쓰지는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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