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일의 뒤를 이어 차기 후계자로 유력한 김정운(26)이 백두혈통을 이어받은 만경대 가문 출신이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고 평안북도 소식통이 알려왔다.
소식통은 1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평안북도 도당 간부회의에서 (김일성, 김정일 중심의) 사적관에 김대장(김정운) 관을 새롭게 꾸리는 방안이 토론됐다”면서 “이 회의에서 김정운이 ‘백두의 혈통’이자 ‘만경대 가문’의 후대라는 점이 크게 부각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 회의 이후로 몇몇 간부들을 만나보니 김 대장이 (김정일) 장군님의 자식이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면서 “김정운 장군과 함께 강성대국 건설을 끝까지 완수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백두산을 혁명의 성산(聖山)이라고 부른다. 김일성이 백두산을 근거지로 장기간 항일혁명투쟁을 진행했고, 김정일이 백두밀영에서 태어나 혁명의 준엄한 시련을 체험하며 성장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당과 군을 중심으로 김정운을 ‘청년대장’ ‘새별장군’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면서 ‘비범한 천재’이자 ‘탁월한 군사전략가’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처럼 김정운을 새로운 영도자로 내세우면서도 그가 김정일의 자식이라는 점, 즉 만경대 가문의 혈통이라는 사실은 그 동안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간부들과 일반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운이 김정일의 자식이라는 소식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김정운을 우상화하기 위한 노래인 ‘발걸음’과 최근 김일성 항일혁명투쟁 우상화 바람을 통해 김정운이 김일성 가문의 대를 이은 적통(嫡統)임을 은연 중에 내비쳤다.
발걸음 노래 가사 3절에는 ‘우리 김대장 발걸음 2월(김정일이 태어난 달)의 위업 받들어’라는 내용이 나온다. 또 평양시 각 구역 당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운의 외모가 항일무장투쟁시기 김일성과 쏙 빼어 닮았다는 선전 내용이 포치된 것으로 전해왔다.
소식통은 이어 “도당 간부들 입에서는 김정운의 고향이 백두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삼지연에 있는 특각(김정일의 초대소)에서 김정운 장군이 태어났다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정일이 평양에서 지내고 있는데 부인이 좋은 병원을 놔두고 일부러 백두산까지 올라가 정운이를 낳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백두산 혁명 전통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것 같은데 누가 그런 소리를 믿겠냐”고 말했다.
이러한 ‘백두산 출생설’이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인지 지방 간부들의 자발적인 우상화 활동에서 나온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김정운이 백두산 출생임을 강조하는 것은 그가 ‘만경대(김일성의 출생지) 가문’의 후대이자 백두 혈통의 계승자임을 내세우는 증표인 것은 분명하다.
북한이 김정운을 ‘만경대 가문’의 후대이자 새로운 영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 향후 3대세습을 노골화하는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백두산이 소재한 양강도부터 김정운을 우상화 하는 선전과 건설사업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