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탈북의사 그린 ‘닥터 이방인’ 北대학생들에 인기

현재 SBS에서 방영 중인 천재 탈북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닥터 이방인’이 북한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식통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남한 드라마가 북한의 현실을 어떻게 그려내는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양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닥터) 이방인’에서 수령님(김일성) 수술 등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재밌다는 반응이 많다”며 이같이 전했다. 드라마 ‘닥터 이방인’은 초반부에 적은 분량이나마 북한을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소식통은 이어 “예전에는 ‘대조영’ 지금은 ‘정도전’ 등 남한에서 만든 역사 드라마를 아직도 단속을 피해 많이 보고 있다”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닥터) 이방인’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의 단속 강화로 남한 드라마나 영상물을 시청하는 주민들은 줄어들고 있지만, 간부들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단속을 피해 몰래 시청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또한 남한 드라마 시청에 대한 검열·단속을 진행하고 있는 ‘109그루빠’는 간부나 젊은이들이 단속돼도 ‘뇌물’만 받고 눈감아 주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당국이) 단속을 아무리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남한 드라마 보는 게 생활이 된 사람들이 많다”면서 “간부들은 오히려 더 많이 보고 있고 체내(처녀)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인기도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위(당국)에서도 불시에 집에 들이닥친다든지 조사를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최근엔 잘 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루빠들이 간부집에는 잘 들어가지도 않고 젊은 학생들이 몰래보다가 걸리면 뒷돈(뇌물)만 받고 ‘어디 가서 봤다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면서 씨디알(DVD)만 뺏어 간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평양 주민들은 여전히 DVD를 사지 않고 빌려 보고 있다. DVD 1장을 빌려보는 데 북한 돈 3000원 정도로 사는 가격의 절반이며 남한의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등은 보통 5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쌀 1kg을 살 수 있는 돈이다.

이처럼 북한 내부에서 남한 드라마에 대한 인기가 끊이지 않자 CD, DVD 밀수 양은 줄었지만, 지속되고 있다. 소식통은 “하루에 1000~3000개 정도의 알판을 밀반입했던 밀수업자들이 현재는 절반 정도밖에 할 수 없게 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간부들이 지속 찾으니 알판 밀수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2년 MBC를 통해 방영된 북한 특수부대 여자장교를 여주인공으로 그린 ‘더킹 투하츠’도 당시에 인기를 모은 바 있다. ‘더킹 투하츠’는 정략 결혼한 남북 최고 가문 남녀가 서로에 대한 편견과 세상의 불신, 방해를 딛고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