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외교 ‘한.미 연합훈련’ 미묘한 변수

한.미가 이달중 서해상에서 실시하기로 한 연합훈련이 천안함 외교전의 미묘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안보리 대응문안을 놓고 접점없이 대치중인 한.미와 중국이 또 다른 신경전에 돌입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미는 안보리 대응조치 이후 연합훈련을 실시하겠다며 분위기를 잡고 있고 이에 중국은 묵과할 수 없다며 반발기류를 노골화하고 있다.


이번 연합훈련은 천안함 후속대응의 일환으로 기획됐지만 국제정치적으로 복잡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사안이다. 중국과 맞닿고 있는 ‘서해'(西海)라는 독특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의 마당격인 ‘황해'(黃海.서해의 중국식 이름)를 타국 연합군의 군사훈련장으로 허용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미는 그동안 동해와 남해에서 대규모 합동 해상훈련을 해왔으나 서해상에서는 안보적 민감성을 의식해 소규모 훈련만을 전개해왔다.


이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 문제는 천안함 이슈에서 출발했지만 상황전개에 따라서는 동북아 안보질서를 둘러싼 미.중 양강의 주도권 갈등을 야기하는 쟁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현시점에서 한.미 양국은 이번 연합훈련을 다목적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한.미가 연합훈련 계획을 일찌감치 공개하고 안보리 조치 이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안보리 대응에 소극적인 중국을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북한을 적시해 ‘규탄'(condemn)하거나 공격(attack) 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선 안된다는 강경주장을 펴며 계속 안보리 논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훈련 실시를 고리로 중국측의 태도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도다.


또 하나는 안보리 대응이 미진할 경우 이를 ‘보완’.’상쇄’하는 효과를 내려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한.미 양국이 오는 21일 개최하는 외교.국방장관 회의(일명 2+2회의)에서도 연합훈련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당국자가 “안보리 조치와 양자조치는 원론적으로 반비례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는 안보리 대응조치가 국민들의 기대치에 못미칠 것에 대비하는 일종의 ‘출구전략’의 의미도 담겨 있다.


여기에 드러나있지는 않지만 미국으로서는 ‘천안함 대응’을 명분으로 서해상에서대규모 기동훈련을 전개함으로써 동북아 역내에서의 안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의 대응이다. 당장 중국측은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이번 훈련계획을 무산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마샤오톈(馬曉天)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지난 1일 TV인터뷰에서 “한.미가 중국과 인접한 황해(서해)에서 군사훈련을 하려는 데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힌데 이어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현 상황에서 유관 당사국들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함으로써 정세를 긴장시키고 이 지역(동북아시아) 국가의 이익을 침해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문안조율이 한창인 안보리 논의가 연합훈련을 둘러싼 중국측의 반발로 인해 더욱 복잡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측의 이 같은 반발 움직임은 그만큼 ‘압박효과’가 크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이어서 중국의 입장이 조심스럽게 변화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또 하나의 주목할 변수는 미국이 한국과 계속 보조를 맞추며 예정대로 연합훈련 실시할 지 여부다. 천안함 대응을 놓고 한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는 미국이지만 중국과의 마찰과 긴장을 가급적 피해야할 전략적 필요성도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일단 한국과의 연합훈련은 예정대로 실시하되, 시기와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속도조절’을 꾀할 것으로 점쳐진다. 외교 소식통은 “연합훈련은 원래대로 실시될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안보리 대응논의의 향배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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