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차기 주한 미국대사에 성 김 6자회담 특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이번 주 중 한국 정부에 성 김 대사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김 특사는 중학교 1학년 때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1980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지난 1882년 양국이 수교한 이후 129년 만에 처음으로 탄생하는 한국계 주한 미 대사다.
성 김 특사는 대사 인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스티븐스 현 대사의 후임으로 오는 8월쯤 부임할 전망이다. 백악관은 차기 주한 미대사에 비중있는 정치인을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성 김 특사가 한미동맹을 상징하는데 적임으로 보고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계인 게리 로크 상무장관을 주중 대사로 지명한 뒤 중국과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한국계인 김 특사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특사는 지난 2003년 주한 미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발령받은 뒤부터 줄곧 북핵 문제를 담당해왔다. 2009년 오바마 행정부 들어 상원인준 절차를 거쳐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 겸 대북특사로 승진했다.
이후 북핵 6자회담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며, 북한을 10차례 이상 방문했다. 지난 2008년 6월에는 북한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현장에 미국대표로 참석했었다.
북한 문제뿐 아니라 주한 미 대사관과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일하면서 한·미간 굵직한 주요 현안들을 다룬 경험도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과 동맹 재조정 등 한미동맹과 관련한 어려운 현안들을 매끄럽게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성 김 특사가 주한 미국대사에 임명될 경우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대북 정책 현안대응에 있어 한미공조가 더욱 긴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