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물건 훔쳐 설명절 뇌물로 바친 소대장, 결국 ‘강제노동’ 처벌

북한 군인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 북한 군인들(기사와 무관). /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에서 민간인의 집에 몰래 들어가 물건을 훔친 군인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도둑질을 주도한 소대장과 그를 따라 도둑질에 가담한 소대원들 사이의 불화로 군 내부에 알려지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지난 9일 국경경비사령부 정치부에서 경비중대 소대장에 대한 공개폭로 모임이 있었다”며 “그에게 불만을 품은 소대성원들이 그의 잘못과 문제를 위에다 신소하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이 전한 이번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국경경비사령부 경비중대 소속 김모 소대장(25)은 음력설을 앞두고 명절 준비를 한다면서 소대원 15명을 데리고 시장 주변의 민간인 집들을 돌며 도둑질을 감행했다. 명절 직전 비교적 먹거리가 풍성한 때를 노리고 도둑질에 나선 이들은 실제 주민들의 집에서 다량의 물건을 훔쳤다.

그런데 이후 소대장은 독단적으로 국경경비사령부 정치부 간부지도원 등을 찾아가 훔친 물건을 뇌물로 바쳤고, 소대원들에게는 다과회를 한 번 열어주는 것으로 입을 씻었다.

오로지 자신의 입신만을 생각하고 행동한 약싹빠른 소대장을 괘씸하게 여긴 소대원들은 중대장과 사령부에 신소를 올렸고, 결국 해당 사안은 군인들의 비행문제로 번져 공개 심판으로까지 이어졌다.

실제 이달 초순께 해당 구분대 군관들이 참가한 가운데 소대장 김 씨에 대한 ‘동지심판’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김 씨는 철직(직위해제)돼 김책노동연대 강제노동 처벌을 받았다.

노동연대는 사회의 노동단련형과 유사한 처벌로, 북한 인민군과 인민보안성 및 국방과학기관 등에 있는 군인들이 죄를 저질렀을 경우 일정 장소에 가두고 노동을 강제하는 일종의 징역형이다.

군관들은 노동연대 처벌을 받더라도 제대 조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시 군인으로 복무할 기회가 열려있긴 하나, 복직의 조건이 까다로워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군관들이 노동연대 처벌 기한을 마치면 소속부대 군당(軍黨) 전원회의에서 ▲과오의 엄중성 ▲성실 노동 여부 ▲처벌 전 직무의 전문성 등을 따져 복직 여부를 판단하는데, 무엇보다 병종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기술병종이 아닌 경우에는 사실상 제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 이에 미뤄 일반병종에 속하는 김 씨는 강제노동 기한을 모두 마친 뒤 곧바로 제대 조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둑질을 주도한 소대장 김 씨뿐만 아니라 도둑질에 가담한 소대원들 역시도 처벌을 면치 못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소대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소대장의 뇌물을 받은 이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아 군인들 사이에서 ‘뇌물을 바친 자도 나쁘지만 뇌물을 받은 자는 더 나쁘지 않은가’라는 뒷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군인들 속에서 불만이 새어나오자 군에서는 결국 뇌물을 받은 간부들에 대해서도 동급 조동 조치해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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