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하태경’ 김정운 후계說 두고 사실공방 후끈

올해 국내외 언론들의 보도와 정보기관을 통해 전해진 ‘김정운 후계설(說)’을 둘러싸고 때 늦은 사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공방은 언론인 조갑제 씨가 이달 6일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조갑제닷컴에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운이 후계자로 확정되었다는 국내외 언론의 보도는 ‘김일성 사망설 오보’ 이후 최대의 오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글을 게시하면서 시작됐다.

조 씨는 “그동안 북한 정권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한 전문가들이나 아직도 북한 측과 접촉이 가능한 고위 탈북자들의 판단을 종합하면 ‘김정운 후계자 확정설’을 뒷받침할 자료는 전무하다”면서 후계자 옹립에 앞서 ‘사상사업’을 해야 할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움직임이 없고, 김정일의 세 아들 모두 공식적인 직위가 없다는 점 등을 그 증거로 열거했다.

11일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일본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김정일 후계설을 부인한 점을 근거로 들어 “김정운 후계자설은 희대의 오보로 판명됐다”는 글을 추가했다.

조 씨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가 13일 조갑제닷컴에 올린 글에서 “북한 주민들은 ‘김정운’이나 ‘김정은’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가 ‘북한의 김영남과 남한의 조갑제가 통하다’는 칼럼을 통해 조 씨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먼저 “김일성, 김정일과 그 대변인들의 말은 항상 그 이면을 들여다보고 비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그러나 조 씨는 자신이 한 말과 비슷한 말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김정일의 일급 대변인인 김영남의 말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지적했다.

하 대표는 ‘김정운 후계자 설을 뒷받침 할 자료가 전무하다’는 조 씨의 주장과 관련 “올해 들어 김정운 후계 승계와 관련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팩트”라고 반박했다.

그는 “독자적인 대북 정보통을 갖고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는 한국 내 10여개의 북한 관련 단체들은 공통적으로 김정운 후계 내정 사실을 보도했다”며 “이정도(10여개) 이상의 독립적 소식통들의 일치된 이야기를 부정하기 어렵다. 이 모든 소식들을 완벽하게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운 후계설은 올해 1일 국내 한 통신사의 보도 이후 국내외 언론들을 통해 확산돼 왔다. 국정원은 지난 6월 국회 정보위를 통해 북한이 핵실험 직후에 김정운이 후계자로 결정됐다는 내용의 문건을 재외 공관에 발송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현지 소식을 전하는 단체들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운 칭송 노래인 발걸음의 보급, 당과 군 간부들에 대한 후계세습 교양 등 후계설과 관련한 내용을 시시각각 전하고 있는 상태다.

하 대표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 정보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정보원의 신뢰도나 교차확인 여부, 시간에 따른 정보의 변화가 주요 기준이 될 수 있다”며 “한 두 곳도 아니고 10여개의 단체들이 일제히 주장하는 이야기를 어떤 근거로 무시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씨는 하 대표의 이같은 지적에 “후계 문제와 관련해 북한 내 공식적인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대북 전문가나 국정원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복수(소식통)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는 단체들이 북한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운 후계설’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있는 정황에 대해서도 “북한 주민들은 (후계자가) 김정운인지, 김정은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김정일 후계과정에서는 김일성과 빨치산 원로들로부터 후계자 지명을 받은 후 1년 반이 지난 1974년 2월 13일 조선노동당 정치위원으로 선출되면서 후계자로 공식 등장했다. 대외적으로는 ‘당과 인민의 지도자’로 발표됐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공인된 1주일 후 2월 19일 북한 당국은 당 선전선동부 지도원급 이상을 몽땅 한자리에 모아 20일 동안 후계자 선전 관련 회의를 진행한 이후 김정일 우상화 작업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한편 데일리NK는 다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김정운 후계 선전과 관련된 간부회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평양역에서 김정운을 우상화하는 선전선동이 이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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