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억류 중이었던 미국인 여기자를 석방함에 따라 역시나 장기간 억류 중인 현대아산 근로자 유 씨에 대한 석방도 빠른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을 장기간 억류하고 있는 북한의 행태에 대해서는 여야가 일치된 목소리로 규탄하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를 앞세우는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와 우리 억류자를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성토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미 여기자 2명은 억류 동안에도 스웨덴 대사와의 수차례 접견 및 가족들과 전화 통화도 했다”며 “그러나 비슷한 시기, 비슷한 이유로 억류된 유 씨는 접견은 커녕 안부도 제대로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미 여기자에 대해서는 접견권도 허용하고 자주 안부도 묻는데 왜 같은 동포들에 대해서는 접견권조차 허용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며 “북의 이런 차별 대우에 같은 동포로서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유 씨와 우리 연안호 선원들에 대한 접견을 허용치 않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접견권 침해일 뿐 아니라 조사를 받는 동안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한다고 돼 있는 ‘개성공업지구 등 출입에 관한 합의서’ 10조 제3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2정조위원장인 황진하 의원은 “북에 억류됐던 미 기자들과는 달리 개성공단 직원 유 씨는 왜 억류했는지, 또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앞으로 어떻게 할 지 전혀 이야기가 없다”며 “북한은 우리민족끼리, 우리끼리 대화하자고 주장하면서도 이런 것을 보면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북한도 잘못됐다”며 북측의 책임을 물은 뒤, “하루 빨리 개성공단 유 씨와 연안호를 돌려보내고 국제사회와 호흡할 때 (북한에) 앞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김정일이 클린턴을 불러들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드높인 다음 붙잡아둔 억류자를 석방한 것이 소말리아 해적이 석방 대가를 받고 납치한 선원을 석방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이번 석방 교섭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이 총재는 이날 당5역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 불안하다”며 “오바마 정부가 이번 북핵 문제를 1차 핵위기 때와 같은 클린턴식 해법으로 대처한다면 또다시 실패의 쓴맛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