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2일 열리는 남북 당국 회담에 북측이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급의 인사를 보내지 않을 경우 우리 측 대표 급도 낮추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남북 당국자 회담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격(格), 그런 격들로부터 신뢰가 싹트지 않겠나”라면서 “상식적으로 그러한 격은 서로 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자세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는 12일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에 북한이 격에 맞는 대표를 내보낼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9일부터 10일 새벽까지 열린 실무접촉에서 회담의 격을 거론하며 김양건 통전부장을 회담 수석대표로 내보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북한은 2000~2007년 21차례 열린 장관급 회담에 수석대표로 통전부장을 내보낸 적이 없다. 그간 남북 간 대화에서 북한은 수석대표로 통일부 장관보다 격이 낮은 국장급 내각 책임참사를 내보냈다. 이 때문에 기존 장관급회담이 격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와 관련 남북은 실무접촉에서 대표단을 5명 규모로 합의했지만 수석대표의 급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여 대표단 명단 교환이 지연되고 있다. 회담 하루 전인 11일 오전 11시 현재도 북한 측에서 명단 통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외교안보장관 회의에서 “안보 관련 부처들이 통일부를 중심으로 남북당국회담 준비를 잘하고 정부가 그동안 견지해온 제반 원칙들과 국민의 여망을 잘 감안해 회담에 철저히 준비하고 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