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 안보리 결의 충실 이행 입장”

중국의 대규모 대북 경제 지원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1874호를 위배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가 긴급히 진화에 나섰다.

이번 논란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경제협력 약속의 내용이나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중국의 설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6일 발언에서 촉발됐다.

유 장관은 이날 한 강연회에 참석해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시 북중간 합의된 여러 경제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고,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중국의 대북 경제 지원이 유엔 결의에 위반되는 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유 장관은 또한 “그런(안보리 결의 제재 여부)점에 대해 중국 측에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고 말하며,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상황 설명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었다.

이어 7일에는 일부 언론을 통해 우리 정부가 신정승 주중 한국대사를 통해 중국의 대북 지원이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지 여부를 중국 측에 문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같이 논란이 확산됨에 따라 외교부는 이날 오후 “중국 측의 구체 설명 내용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밝히기 어려우나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공식입장을 내 놨다.

이 외에도 “중국이 6일 우리에게 원자바오 총리 방북 결과 전반을 외교 경로를 통해 공식 설명을 해 왔다”며 한중간 공조 체제에도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인 진화에 나선 것은 북핵 협상을 앞두고 한중 공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불필요한 인상을 북측에 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이 이번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결과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논란은 중국의 대규모 대북지원이 ‘모든 회원국은 북한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도주의 및 개발 목적이거나 비핵화를 증진시키는 용도를 제외하고는 북한에 새로운 공여나 금융지원, 양허성 차관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는 1874호 조항에 위배되는 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건설비를 전액부담키로 한 압록강 대교 신설 공사비 약 1억 5천만 달러, 식량·에너지 제공 및 무상원조 약 2천만 달러 등 총 2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 지원이 유엔 결의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에 대해 예외적 지원 조건인 ‘북한 주민들의 필요를 직접 해소하는 인도주의 또는 개발상의 목적, 비핵화 증진의 경우’를 들어 안보리 결의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