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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 북한 정권이 추진한 공업화에 대한 책 ‘전쟁이 만든 나라, 북한의 군사 공업화’가 최근 출판됐다.
도서출판 미지북스에서 출판된 이 책(지은이 기무라 미쓰히고․아베 게이지/옮긴이 차문석․박정진)은 일본의 기업사 자료, 북한의 자료, 소련의 자료, (최근 공개된) 극비 문서 등을 통해 1910~1954년 북한 지역의 공업과 공장들을 충실하게 고찰해냄으로써 북한 연구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처럼 극비문서까지 모두 포괄하여 북한 지역의 공업화를 다룬 이 책은 일제 감정기와 해방 이후의 시기 크게 둘로 나누어 살피고 있다.
전편에서는 1910~1945년, 즉 식민지 시기의 공업과 공장의 실태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식민지 공업화론에서 경시되거나 무시되었지만 북한 지역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광업 부문을 비롯하여 금속기계 공업․화학 공업․섬유와 식료품 등 경공업 등을 차례로 살펴보고, 보론을 통해 식민지 시기 북한의 공업에 관련된 주제들, 즉 인프라(전력·철도·항만), 기술자, 남한의 공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후편에서는 1945~1950년, 즉 해방 이후 한국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일제 붕괴 직후 북한에 남아 있던 구(舊)일본 기업에 어떠한 물적 손실이 발생했는지, 스탈린의 점령 정책이 북한의 공업화를 어떻게 좌우했는지, 해방 후 공업의 재건과 관련하여 1945~1948년의 공업실태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김일성이 전쟁을 위해 물자를 어떻게 준비하였는가를 규명한다.
마지막으로 ‘자료’를 통해, 일제 광공업의 유산을 목록화하고, 새롭게 발굴한 구소련 문서를 소개한다. 그리고 식민지 시기 일제의 공업과 해방 후 북한의 공업이 ‘연속’적이었다는 저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한편, 이 책에 대해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학 교수는 “‘주체의 나라’ 북한을 ‘후기 식민주의(post-colonialism)’ 의 시각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이 책은 기술사라는 미시적·실증적 접근을 통해, 일제의 전쟁 준비가 북한의 전쟁 준비로 이어졌다는 논쟁적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새로운 논쟁의 서막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