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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팬클럽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 출범식에서 어린이들이 ‘국가보안법 철폐’ 내용을 담은 노래를 합창한 것에 대해 여야간 ‘색깔론’ 논쟁이 한창이다.
전날 전여옥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어린이들을 이념∙사상의 도구로 만들고 있다”며 정 전 의장을 비난한 것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정통들이 “군사독재 시절의 색깔론”이라며 반격하고 나섰다.
‘정통들’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며 “친일과 독재의 후예들인 한나라당은 물론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우리에겐 상식이다.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대권주자들이나 신경써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내 대권주자들 간의 악취나는 독설과 비난에 국민들이 코를 잡고 손사레를 치니 황급히 싸움의 방향을 바깥으로 돌리려고 색깔론 카드를 사용하는 건가”라며 “오로지 위기에 빠진 주군을 구하려는 한 꼬봉의 악의에 찬 칼부림만 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정청래 열린당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을 통해 전여옥 의원을 향해 “당신을 때늦은 전두환식 색깔론에 사로잡힌 색깔상궁으로 봉한다”며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정 의원은 이어 박근혜 전 대표가 2002년 5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사례를 지적, “박 전대표의 국가보안법 위반행위와 형법 위반행위, 이적행위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신고하지 않은 한나라당 의원 모두는 불고지죄에 해당된다”며 “전 의원이 국가보안법 신봉자라면 박 전대표를 감옥으로 보내라고 주장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열린당과 정통들의 ‘역색깔론’에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정통들의 기자회견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고 하는 ‘역색깔론’이 아닌가 한다”며 “아이들을 이념의 선전장에 동원했다는 게 한나라당이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나 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 “하얀 도화지 같은 어린아이의 마음에 이념을 물들이고 싶지 않은 것은 대한민국 모든 어머니의 생각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국회대책회의에서 “여당 유력 대선주자인 정 전 의장이 어린이를 동원해 사상전을 펼치는 것은 탄식할 일”이라며 “자신의 대권 욕심을 위해 어린이를 동원, 친북 노래를 부르게 한 게 사실이라면 정 전 의장의 행위는 징계감임을 분명히 해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