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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언론사가 일제히 발표한 대선 후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전 서울 시장이 40% 초반의 지지율을 보여 독주체재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지를 기회이자 위기로 보는 시각도 팽배하다.
이 전 시장은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지난해 추석과 북한 핵실험 이후부터 선두 자리를 지켜가고 있으며, 연말에는 50%에 육박한 지지율을 보이기도 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1일 발표한 9개 여론조사 기관 발표치의 평균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42.5%,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9.1%, 고건 전 총리는 13.7%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경향신문과 메트릭스의 조사로 47.5%를 기록했고, 가장 낮게 나타난 곳은 조인스닷컴과 리서치인리서치의 조사로 37.1%를 나타냈다.
이러한 이명박 지지가 대선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이남영 숙명여대 교수는 조선일보에 “아직 대선구도가 형성되지 않았고, 정부 여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한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박찬욱 서울대 교수는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는 어지간해서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성과와 실적에 바탕을 둔 지지이기 때문에 탄탄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지지는 성과에 대한 신뢰,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 정부 여당에 대한 실망 등이 겹쳐 현재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대체적인 의견이 모아진다.
작년 추석 이후 조금씩 하락세를 보여 오던 박 전 대표는 20% 전후반의 지지율을 보이며, 이 전 시장과 2배 이상의 격차를 나타냈다.
박 전 대표가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인 곳은 경향신문과 메트릭스의 조사로 22.1%를 기록했고, 가장 낮은 곳은 매일경제와 TNS의 조사로 13.5%를 기록했다.
박 전 대표측은 이러한 하락세에 대해 “본격적인 대선 주자 검증이 이뤄지는 3∼4월부터 구도가 바뀔 것으로 본다”면서 “과거에도 현재 지지율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고 말했다.
고건 전 총리의 경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것은 중앙일보 조사로 18.1%를 기록했고, 조인스닷컴과 리서치앤리서치 조사결과에서는 10.7%로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한편, 각 언론사에서 발표한 가상 대결에서는 이 전 시장이 고 전 총리를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와 고 전 총리의 경우 일부 조사의 경우엔 큰 격차로, 다른 조사에선 박빙으로 박 전 대표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선 李-高 대결에서 이 전 시장이 69.5%, 고 전 총리가 22.7%를 기록해 3배 이상의 격차를 나타냈고, 朴-高의 경우 박 전 대표가 52.6%, 고 전 총리가 37.2%를 기록해, 한나라당 두 후보 모두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 전 총리측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 지지율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호남층을 집중 공략해 지지율의 대세를 형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새해 인사를 다녀온 것도 이러한 배경이 깔려있다.
한편, 고 전 총리와 함께 범 여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경우에는 언론의 관심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기관은 메트릭스, KSOI, KRC, 리얼미터, 미디어리서치, 갤럽, TNS, 중앙일보, R&R 등 9개로 국내 각 언론사의 의뢰로 2006년 마지막 주 일제히 조사가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