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시설 등을 재가동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한반도에서 핵무기 공포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플루토늄 방식과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동시에 가동하면 다량의 핵양산체제를 갖추게 되고, 핵기술 축적에 따른 핵무기 소형화·경량화에도 가속도가 붙게 된다.
우리 군 당국은 현재 북한이 플루토늄으로 제조해 보유한 핵무기를 6기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HEU탄을 1년에 1, 2기 정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있다.
북한이 지난 2010년 11월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에게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지 2년이 지났기 때문에 HEU탄 2~4개 정도를 보유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플루토늄 방식 핵무기 5, 6기와 HEU 핵무기 1, 2기 보유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영변의 핵시설이 재가동되면 1년 내에 1기 정도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수년 내에 10기 이상의 핵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는 북한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생산 능력으로 볼 때 오는 2016년까지 최대 48기의 핵무기 보유가 가능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제작방식을 풀가동하면 핵탄두(소형화·경량화) 기술도 동시에 발전할 수 있다. 이미 경제·핵개발 병진노선을 밝힌 북한이 핵탄두 기술을 얻기 위해 핵실험과 운반체 실험을 연이어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수년 내에 폭격기를 이용한 핵폭탄 공격방식에다 핵미사일을 통한 공격도 가능하게 돼 한반도 전역이 직접적인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 또한 한반도에 동시에 수십 기의 핵무기 공격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북한이 국내 여러 지역에 핵무기를 동시에 사용하면 수백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 핵무기가 폭발하면 이 에너지는 폭풍파(55%), 열파(35%), 방사선파(15%), 전자자기파(EMP) 등으로 방출된다. 폭풍파와 열파는 일정반경 내의 모든 것을 날려버리고 태워버린다.
방사선파와 낙진에 노출된 사람들은 장시간에 걸쳐 구토, 탈모, 피부 궤양 등 신체적 이상증상으로 보이다가 사망하거나 불구가 된다. EMP는 전자기기를 불능화 시킨다.
특히 10kt 폭발 규모의 핵무기는 84m 반경의 화구(火球)를 형성하면서 주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화구로 인해 반경 360m 시설과 인명이 폭풍으로 인한 피해를 입으며, 반경 1.1km 내의 인명이 열파로 인해 사망에 이른다.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북한의 핵무기 공격 대상이 되면 말 그대로 한반도 전역이 초토화되는 셈이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데일리NK에 “한국의 전 지역은 북한 핵 소형화와 관계없이 이미 핵도발의 위협에 노출돼 있었다”면서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폭격기, 미사일 등을 운용해 한반도 어디든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