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됐던 북한 20대 여성이 급성 맹장 수술을 받은 후 강제로 귀국 조치당했다고 중국 내 대북소식통이 알려왔다.
대북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 선양(瀋陽)에 있는 외화벌이 회사에서 일하던 20대 여성이 갑자기 맹장에 걸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면서 “(북한) 규정을 어기고 보위부가 승인하지 않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외부’와 접촉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외화벌이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보위부의 허락 없이 외부에 나갈 수 없다. 외출의 기회가 주어져도 3인 1조를 이뤄 움직인다. 외부 활동 시 한국이나 미국인 등의 선교사들과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보위부원도 이 여성이 승인되지 않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외부’, 즉 한국, 미국인 등의 선교사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귀국시켜 조사를 받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여성이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자, 중국인 사장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후송돼 위기를 넘겼다”면서 “여성은 수술을 받고 사장이 병원비를 내줘 일주일간 병원에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며칠 후 이 사실을 확인한 보위부원은 병원에서 이 여성의 입원 내역 등을 확인한 뒤 사장에게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책임을 따졌다”면서 “이에 사장은 ‘사람이 죽을 판인데 규정 따질 때냐’고 대응하면서 보위부원과 마찰을 빚었다”고 전했다.
이에 보위부원은 중국인 사장에게 “죽어도 외부 접촉은 안 되니 귀국시켜 조국에서 죽게 하라”고 말했다면서 “병원에서 퇴원한 20대 여성은 며칠 뒤 북한으로 강제로 들어갔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중국 선양, 단둥(丹東) 등에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된 북한 20대 여성들은 공장과 숙소를 제외한 그 어떤 곳도 보위부원의 허락 없이 외출할 수 없다. 파견 여성들은 미모와 성분이 좋은 편으로 이들이 외국의 실상을 경험하면 사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주에 한 번 정도 외출 기회가 주어져도 보위부가 정해준 3명이 한 조를 이뤄 나가야 하며, 모든 생활도 3인 1조로 활동하도록 해 서로 감시를 받고 있다. 이들은 휴대폰도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특히 기독교를 접한다는 것은 한국인을 접촉한 것과 같은 사상범으로 처벌받기 때문에 더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 이들은 개인적 행동을 30분 이상 초과하면 자아비판을 해야 처벌을 면할 수 있다.
소식통은 이번 북송사건에 대해 “해외에 파견된 젊은 여성들에게 ‘외부’ 접촉 시 어떤 처벌이 내려지는지 ‘본보기’로 압박을 주기 위한 목적인 것 같다”면서 “억울하게 귀국한 여성은 치료기간 병원에서 누구를 만났는지부터 모든 것에 대해 보위부 심문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에 외화벌이로 파견된 북한 20대 여성들은 보위부의 통제와 감시 속에서도 한국사회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한국으로 간 탈북자들을 부러워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