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김정일의 면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박 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중인 왕 부장은 평양 체류 마지막 날인 오늘(8일) 김정일과 면담을 갖고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8일 왕 부장이 북한의 최태복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회담했다는 소식만 전할 뿐 김정일과의 면담 여부는 보도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일이 7일 현대화 공사를 마친 함경남도 함흥시 소재 2·8비날론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하며, 이동 거리상 평양에 있는 왕 부장과 만나기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경우 김정일이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부담스러워 자리를 피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왕 부장의 이번 방북이 북측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왕 부장이 4차례 방북 때 모두 김 위원장을 빠짐없이 면담했다는 점에서 아직 만남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김정일과 왕 부장의 면담이 성사 된다면 8일 오후나 저녁쯤 만찬을 겸해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양국은 6자회담 재개 문제 등 북핵 현안과 김정일의 방북 시점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은 극도의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긴급 원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두 사람의 면담이 불발로 끝날 경우 북중관계의 이상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왕 부장은 방북 첫날인 6일에는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과 김성남 부부장을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간부들과 만났었다.
한편, 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최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중 수교 60주년이었던 지난해에 양국이 (정부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와 기념행사를 통해 우의를 증진하고 각 분야의 우호협력을 강화했으며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간에도 역시 풍성한 교류로 의미를 더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한 “앞으로도 북중 우호협력 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과 손을 맞잡고 함께 노력해 전통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대대손손 발전시켜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의장은 “양국 간 전통적 우의는 양국 인민의 고귀한 자산”이라면서 “향후 양국간에 더 두터운 협력이 풍성한 결실을 보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한 뒤, 올해 중국에서 개최되는 최대 행사인 상하이 엑스포와 광저우(廣州) 아시안 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이날 회담에는 중국 측에서 왕 부장을 비롯한 대표단과 류샤오밍(劉曉明) 북한 주재 중국 대사가 참석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대표단에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아주국 심의관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