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南에서 가정의 달, 北은 농촌동원의 달

가정의 달을 맞아 주변이 축제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 날이 겹쳐 있는 5월은 누가 뭐래도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운다.

이러한 축복의 5월이 북한에서는 가혹한 5월이라는 점이 슬프게만 느껴진다.

어버이날 붉은 카네이션을 부모님께 드리는 모습, 어린이날을 맞아 부모들의 손을 잡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남한의 어린이들, 스승의 날 제자들의 정성어린 꽃을 받아 안고 감격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북한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농촌에서 옥수수 심기와 모판 파종이 시작되는 5월은 북한 전 국민이 동원되어 농촌을 지원해야 한다. 북한의 농업은 여전히 사람들 손에 의지하고 있다. 농촌동원에는 예외가 없다. 심지어 군인들도 노력부족으로 농촌지원에 동원된다.

중학생이상 대학생과 공장 기업소의 근로자들은 북한 전국의 협동농장에 지원자가 되어 50일 동안 옥수수심기와 모판 파종에 동원돼 일한다.

여기에 소토지를 가지고 있는 가정들은 휴일이나 야간을 이용해 온 집안이 나서 땅을 파고 씨를 뿌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5월은 북한 사람들에게 여느 시기보다 가장 바쁜 계절이다. 특히 일손이 바쁘다보니 각종 동원에서 제외되는 소학교어린이들과 노인들이 집안 소토지 농사일을 맡다시피 한다.

남한의 어린이들은 어린이날을 맞아 부모님으로부터 선물도 받고 각종 놀이공원과 유람지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날 만큼은 자신들이 나라의 보배라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듣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의 어린이들은 방과 후 어른들과 땅을 파고 퇴비를 뿌리고 돌을 들추며 힘겨운 농사일에 지쳐 5월이 하루빨리 지나기를 고대한다.

남한의 어르신들이 가슴마다에 붉은 카네이션을 달고 자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북한의 노인들은 하루 종일 쏟아지는 햇볕아래 힘든 농사일로 가쁜 숨을 내쉰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통해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키워가는 5월은 너무도 소중한 계절이다.

살아남는 것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북한의 주민들에게는 어버이와 자녀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달할 조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다. 장마당에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엄마들도 자식에게 밥 먹이는 것마저 힘겨워 선물은 꿈도 꾸지 못한다.

물론 6월 1일 국제아동절에는 북한 어린이들도 피크닉을 간다. 일종의 소풍으로 생각하면 된다. 대도시에서는 풍성하게 음식을 준비해 먹는 잔치도 벌이지만, 대부분은 그나마 달걀과 떡, 사과를 조금씩 싸오는 것만도 다행이다. 선생님 도시락 준비를 맡은 아이들은 맛있는 반찬으로 이쁨을 받겠다며 부모님을 조르기도 한다.

오직 굶주림에서 벗어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제일 목적인 북한 주민들에도 어버이와 자녀들에게 사랑과 효도를 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