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20도 혹한에 ‘1호(김정일)도로’ 건설 내몰려

▲ 혜산시에 있는 김정일 전용역인 왕덕역 위성사진. 출처:구글어스

언제 지도 모르는 김정일의 현지 시찰 준비 때문에 수만 명의 북한 돌격대원(건설 일꾼)들이 영하 20도의 혹한 속에서도 도로 건설에 내몰리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이 소식통은 3일 ‘백두산 혁명 전적지 건설’을 목표로 발족한 ‘당(黨) 사상선전일꾼 돌격대(약칭 6.18 돌격대)’ 대원 3만 명이 최근 삼수발전소 도로건설에 동원됐다고 알려왔다.

소식통은 “작년 12월 중순부터 6.18돌격대가 삼수발전소와 혜산시 왕덕역(김정일 전용역) 도로건설을 위해 몽땅(모두) 동원돼 공사를 시작했다”고 전해 왔다.

도로 건설 목적은 김정일의 삼수발전소 방문에 대비한 것이다. 도로는 김정일 전용역인 왕덕역과 삼수발전소 사이 55리 구간에 건설된다.

삼수발전소와 왕덕역 사이에는 2003년에 이미 건설된 도로가 있었다. 이 도로가 다시 공사에 들어간 데는 2006년 3월 김정일이 이곳을 방문해 도로 상태에 불만을 터뜨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3년 도로 건설 당시에도 양강도 혜산시는 수만 명의 주민들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2006년 3월 김정일 방문 직전에는 6.18 돌격대까지 동원됐다. 마지막 일주일은 도로 눈치우기와 얼음 제거 작업까지 진행했다.

주민들의 이러한 수고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은 자신을 경호하는 호위총국 간부들에게 도로 상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한다.

김정일 방문 직후 양강도 당위원회와 6.18돌격대 간부들은 호위총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비판 내용은 도로가 혜산 시내를 통과한다는 점과 혜산과 삼수발전소 사이의 연봉산 도로가 굴곡이 매우 심해 장군님을 모시기에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소식통은 “당시 대대적인 사상투쟁까지 조직돼 서둘러 공사를 마치기로 했다”면서 “김정일 전용의 직선도로를 새로 건설하기 위해 혜산-단천 도로 공사를 끝낸 돌격대가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내는 김정일 전용도로는 혜산시 주민지구를 거치지 않고 왕덕역에서 삼수발전소까지 직행하는 도로라는 것이다.

이 도로는 김정일 전용도로인 ‘1호 도로’이기 때문에 도로가 완공돼도 일반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도 이용할 수 없다. 오직 김정일만 이용하는 도로다.

소식통은 “산 중턱을 깎아내고 방대한 흙더미를 처리하는데 한국산 굴삭기 2대와 15톤 적재의 트럭도 여러 대 작업현장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공사에 투입된 돌격대원들은 영하 26도를 오르내리는 혹한 속에서 추위에 떨며 작업에 내 몰린다고 한다. 주변 산에도 대부분 뙈기밭이 조성돼 나무가 없기 때문에 땔감마저 전무한 상태이다.

도로 공사 때문에 돌격대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피해가 막대하다고 한다. 추위를 못이긴 돌격대원들이 도로 주변 마을의 울타리와 나무로 지은 변소까지 부숴 땔감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장군님의 방문도 좋지만 돌격대와 주민들의 피해가 커 불만도 크지 않느냐”고 묻자, “이런 일은 장군님을 모실 때마다 늘 있는 일이다. 장군님 도로 건설인데 불만이 있어도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