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이산가족 대북송금법’, 뭐 알고 추진하나?

▲ 유럽에 있는 북한 금성은행 <조선일보DB>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24일 이산가족들의 다양한 접촉과 상봉을 허용하고 경제적 지원을 현실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남북이산가족 교류촉진에 관한 특별법(가칭)’ 제정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법안에는 남측 이산가족이 북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일정 한도내에서 현금을 송금할 수 있도록 하고, 고령자의 경우 장기체류를 허용하며 남북이산가족간 상속 및 유품처리에 편의를 제공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에 대북송금에 대한 투명성이 제시되었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동안 일본의 조총련 관계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재일동포들이 북한의 가족, 친척들에게 송금했지만 본인들에게 전달되기까지 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캐나다에는 조총련 같은 조직이 없어 체계적으로 송금하지 못해 북한당국이 중도에서 돈을 가로채는 일이 허다했기 때문이다.

“송금 외화, 장군님께 바쳐라” 강요

북한에는 1960년대 조총련의 선전에 의하여 북한에 귀국한 재일본 귀국동포들이 많다. 북한에 귀국한 재일 동포들은 먹고 살기 위한 생활이 어려워지자 일본에 남아 있는 가족, 친척들에게 돈이나 생필품 등 구원을 요구했다. 결국 일본에 있는 가족, 친척들이 북한으로 귀국한 가족, 친척들에게 돈을 송금하고 중고 자동차, 자전거, 의복 등 많은 생필품들을 보냈다.

이렇게 보내진 돈은 39호 산하 대성은행에서 찾게 되는데 동해쪽 주민은 함흥에서, 서해쪽은 평양에서 본인이 직접 가서 찾아야 한다.

재일본 귀국동포들은 북한당국에 불만이 많았다. “장군님에 대한 충성심을 발휘하여 노동당에 일부를 바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충성심을 발휘하여 노동당에 귀중한 외화를 바치라는데야 더 할 말이 없다. 잘못하다가는 장군님에 대한 충실성이 부족하다고 낙인찍히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송금받은 돈을 찾는 것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만약 은행에 저금을 하면 찾지 못할 수 있다. 은행에 출금액수 제한이 있기도 하고, 갑자기 화폐개혁이 있으면 돈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노동당에 바치기도 아깝다.

마음이 약한 일부 귀국동포들은 북한당국의 시달림에 못 이겨 일부 송금된 돈을 바치기도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란 귀국동포들이기에 북한이 그토록 증오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물들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돈을 찾는다 해도 마음이 편치 않다. 또 어느 부서에서 어떤 조건을 내걸고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뿐이 아니다. 어느 건설장에 자금이 없어 건설을 못한다는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대고 외화를 회수하려고 한다.

따라서 만약 국회에서 ‘남북이산가족 교류촉진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된다고 하면 북한에 있는 가족, 친척들이 본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확실히 담보할 수 있는 장치부터 마련돼야 한다.

지난 기간 대북식량지원을 하듯이 투명성이 없이 일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특히 정부대 정부가 아닌 혈육들의 나눔이기에 더욱 철저해야 하는 것이다.

이주일 논설위원(평남출신, 2000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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