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해수욕장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로 전국 해수욕장과 워터파크에는 벌써부터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매년 무더위가 찾아오면 더위를 피하려는 주민들이 지역의 물놀이장과 해수욕장을 찾는다.

북한은 “삼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나 수영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1971년부터 7, 8월을 ‘해양체육월간’으로 정하고 수영을 장려하고 있다.

또 북한 매체들은 매년 여름철이 되면 물놀이장과 해수욕장을 찾는 주민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지난달 24일 조선중앙통신은 평양 문수물놀이장에서 근로자들과 청소년 학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수물놀이장에서 북한 근로자들과 청소년 학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4일 전했다. /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처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수욕장은 어디일까?

여름철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대표적인 피서지는 강원도 원산의 ‘송도원해수욕장’과 ‘명사십리해수욕장’, ‘평양의 만경대물놀이장’ 등이다.

강원도 원산 송도원해수욕장은 우거진 청솔밭을 배경으로 해당화가 만발한 모래톱이 넓게 펼쳐져 과거부터 손꼽혀온 북한의 명소이다. ‘송도원’은 하얀 모래사장과 소나무 숲이 화도(畵圖)를 이룬 공원이라는 뜻으로 북한에서는 ‘숲과 파도로 가꾸어진 해안 휴양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송도원해수욕장은 유속이 느리고 수영하기에 적합하며 실내의 샤워시설과 탈의장, 청량음료점을 비롯해 해수욕에 필요한 설비와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조선중앙통신은 “아름다운 색깔의 구명환(튜브)을 어깨에 메고 백사장에 들어서는 학생들, 바다를 바라보며 발을 구르는 손자, 손녀들의 손을 잡고 웃음을 터치는 노인들의 모습은 해수욕장의 풍경을 이채롭게 하고 있다”고 송도원해수욕장의 풍경을 전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8월 주민들이 강원도 원산 송도원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진을 공개했다. /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강원도 원산 명사십리해수욕장은 갈마반도에 위치해 있다. 하얀 백사장과 10여 리에 걸쳐 만발한 해당화,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해 8월 “동해 갈마반도에 꾸려진 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 요즘 많은 근로자가 찾아와 휴식의 한때를 보낸다”면서 해수욕장 관리소에서 튜브와 물안경을 대여해주고 피서객들이 백사장에서 모래 배구를 즐기는 영상을 내보냈다.

북한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해 7월 명사십리해수욕장에 갈마호텔과 새날호텔을 새로 건설하기도 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은 “새날호텔은 18층으로 돼 있는데 한 번에 200여 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평양 만경대물놀이장은 1만 5000여㎡ 면적을 갖춰 4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수영장으로, ‘흐름물 놀이장’, ‘파도물 놀이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파도물 놀이장은 80cm의 높이로 인공파도를 일으켜 마치 실제 바다 파도 전경을 보는 듯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8월 “위대한 대원수님들과 경애하는 원수님의 인민사랑에 의해 꾸려진 만경대물놀이장은 그야말로 평양의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해수욕장”이라고 선전했다.

한편 탈북자들에 따르면 기암괴석과 높고 낮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함경남도 흥남 마전해수욕장은 송도해수욕장과 명사십리해수욕장 등과 달리 외국인이나 장사로 돈을 번 신흥부유층과 고위 간부들이 이용할 만한 호화시설로 일반 주민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지난해 7월 북한 조선중앙TV는 여름철을 맞아 동해안의 함경남도 마전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공개했다. / 사진=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은 지난해 6월 마전해수욕장을 방문해 샤워장, 안전감시대, 식당, 숙박시설인 휴양각 등을 둘러본 뒤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세계적 수준으로 다시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하기도 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데일리NK에 “북한에서는 이름난 곳들인 송도원해수욕장, 마전해수욕장 등이 인기 있는 해수욕장으로 꼽힌다”면서 “여름이 되면 주민들과 아이들이 거주 지역의 해수욕장을 이용한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주민들은 대부분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거주 지역 해수욕장에 간다. 교통문제와 비용도 만만치 않고 생활적 여유도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 해수욕장으로 가기는 힘들다는 것.

또한 북한에서는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식량해결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휴가가 주어져도 일반 주민들은 무슨 장사를 해서 생계를 꾸릴지 고민한다. 때문에 아이들은 휴일을 맞아 해수욕장에 가긴하지만 어른들은 힘들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는 “북한 해수욕장은 외국인들 상대로는 돈을 받지만 휴양하러 온 주민들에게는 받지 않을 것이다. 돈을 받는다면 주민들이 계곡이나 집 앞 저수지에 가지 해수욕장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돈을 받는다고 해도 최소한의 국정가격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