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주민 18명 집단 탈북하다 체포돼”

지난 3월 중순경 북한 양강도 보천군에서 일곱 가족(18명)이 집단으로 탈북을 시도하다 국경 경비대에 체포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8일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3월 중순경에 양강도 보천군에서 일곱 가족 18명이 압록강을 넘어 탈북을 시도하려다 국경 경비대에 체포됐다”며 “이들은 곧바로 비사회주의 검열을 위해 양강도에 파견된 보위사령부 검열조에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체포된 주민 중 신흥리 보위부 소속 금장(금광)에서 일하던 한 청년(신모 씨, 29세)의 주머니에서 체제를 비난하는 내용을 쓴 종이가 몸수색 과정에서 발견돼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의 종이에는 ‘가는 길 험난하니 탈북만이 살길이다’ ‘조선인민은 좋은 인민이 아니라 바보 인민이다’ ‘자유를 찾아 남조선으로’ 등 북한 당국이 엄중(嚴重)시 다루는 문구들이 적혀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당국은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주민들에게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고난의 행군을 이겨내고 강성대국을 건설하자’ 등의 정치구호를 제시하고, 사상교양 사업을 진행해 왔다.


2000년대 초반 현지지도에 나선 김정일은 “우리 인민은 참 좋은 인민입니다”고 말했던 적도 있다. 탈북자들은 이 말을 고난의 행군 시기를 잘 견뎌내고, 만성적인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체제불만을 표출하지 않는 주민들을 치하한 말로 이해하고 있었다.


때문에 문제의 종이에 쓰인 문구가 북한 당국의 정치구호와 김정일의 말을 ‘웃으며 가자→탈북만이 살길이다’ ‘참 좋은→바보’ 등으로 문구와 단어만 바꿔 조롱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소식통은 “조사기관의 관계자에게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한 동네에서 이웃들끼리 탈북을 시도한 것으로 보아 탈북선동을 한 주모자와 문제의 글을 쓴 자를 밝혀내기 위해 심한 고문이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집단 탈북 사건 직후 국경 경비와 주민들에 대한 감시도 대폭 강화됐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