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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 사람이 절대 권력을 갖고 수령절대주의를 내세우는 것은 향후 북한 붕괴의 핵심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20일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가 주최한 대학생 워크숍에 강연자로 나서 “북한이 붕괴되면 흡수통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일”이라면서 “북한을 독립된 정치․경제적 단위로 묶어두고 주민들 스스로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교수는 이날 강연에 앞서 “대학생들이 북한 인권문제를 주제로 개최한 워크숍에서 강연하게 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일본에서 교수로 재직 당시 북한의 현실을 접하면서 겪었던 고민과 갈등을 회상했다.
70년대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로서 좌파운동의 이념적 토대를 제공하기도 했던 그는 “90년대 중반 북한에서 수십만 명이 굶어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밤새 잠을 못 잤다”며 “한국에 돌아와서도 북한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회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탈북자들이 언론매체에 증언한 얘기를 듣고 북한사회가 정말 암담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자체가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심경을 털어놨다.
안 교수는 “당시 북한이 붕괴한 이유는 수령절대주의였다”고 지적하면서 “한 명의 독재자 김정일이 유일한 주체라고 주장하는 김정일식 주체사상 때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의 원조가 북한사회를 버텨오게 했지만 구소련 붕괴와 함께 지원이 중단되자 북한은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체제 붕괴 후 대응방안에 대해선 “북한 주민에게 재산권과 주민권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흡수통일은 북한 주민들의 주체성을 상실케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제건설을 위한 인프라를 지원하면서 북한 스스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남과 북 모두 번영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행사를 마치며 ‘대학생 북한 인권결의문’을 발표하고 향후 북한인권 개선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북한주민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 주민위에 군림하는 북한정권과는 비타협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12월 열렸던 ‘북한인권대학생국제회의’ 1주년을 기념해 숙명여대, 명지대, 이화여대, 서강대, 전북대 등에서 활동하는 북한인권 학생운동단체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100여 명이 참여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