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北 신의주항 선박 출입도 봉쇄… “밀수 엄두 못내”

신의주항
신의주항에 정박해 있는 북한 선박들. /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해상무역의 거점인 신의주항의 선박 출입도 봉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의 이번 항만 폐쇄 조치로 북-중 국경 지역의 선박을 통한 물류 이동이 완전히 멈춰 섰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24일까지 운영됐던 신의주항의 모든 항만이 25일부로 폐쇄됐다”며 “당국이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의 이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보통 배가 바다로 나가기 위해서는 항구 세관에서 증명서와 몇 차례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세관이 폐쇄돼 모든 배가 부두에 묶여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본지는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대동강 하구에 위치한 남포항의 경우 항구에 외국 선박의 선원들을 아예 육지로 내려오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관련기사 보기: 北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총력’… “국경 통제하며 봉쇄” )

중국 랴오닝(辽宁)성 단동(丹東)과 마주하고 있는 신의주항은 공식무역뿐만 아니라 밀수도 성행하는 곳이다. 이에 북한 당국은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신의주항에 선박 출입 금지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 같은 형국에 압록강에서 밀수 등을 감시하던 북한 당국의 단속정들도 활동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배가 모두 묶여 있다 보니 압록강에서 활동하는 모든 단속정들도 정박한 상태”라며 “경비정을 관리하는 상급 부대에서 ‘그 누구도 중국인과 접촉하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압록강 일대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던 밀수도 대부분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식통은 “지금 분위기는 누가 밀수하러 나간다고 하면 그 사람을 역적으로 몰 정도”라며 “그 누구도 밀수를 위해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국경 지역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어, 밀수꾼들 역시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감염에 대한 공포는 물론, 국가 차원의 강력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밀수를 하다 적발되면 본보기로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그는 “밀수꾼들도 당장 손해를 보고 있지만 비루스에 대항 공포가 크기 때문에 나가려 하지 않고 있다”며 “매일 방송에서 비루스를 철저히 단속하자고 떨쳐 세우니까 주민들도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항만이 폐쇄되면서 신의주항 인근과 압록강 변은 사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며 “주변에 고요한 적막만 흐른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