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에서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장년층에 비해 젊은 층이 더욱 적극적으로 한류 문화를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강력한 처벌 등을 앞세워 한류 확산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려는 북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북) 신의주는 (중국) 단둥과 가까워서 그런지 중국 통로(채널)나 한국 통로가 잡힌다”면서 “강 하나 두고 막힌 곳이 없으니 전기만 있으면 그것들(외부 영상)을 보기 바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어떤 주민들은 실시간으로 (한국) 영상을 보고 있다”면서 “늙은이(노인)들은 (한국 채널에서) 주로 뉴스를 보고 젊은 아이들은 영화나 드라마를 본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방송 방식은 PAL(phase alternation by line)이고 한국은 NTSC(national television system committee) 방식으로 서로 호환되지 않아 북한 TV로는 한국 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 그러나 일본에서 수입한 TV를 수동 조작해 전파수신 방식 변경하거나 중국에서 생산된 PAL, NTSC 겸용 텔레비전들이 북한으로 수입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한국 방송이 수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의주는 중국 국경도시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인접해 있어 북한 주민들이 중국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인 소형 위성방송 수신기를 밀수해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 당국은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통해 주민들의 외부 영상 시청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층에서 처벌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 영상을 보려고 하는 통에 북한 당국이 진땀을 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50년생이나 70~80년대생들은 법관이 조사하면서 방망이로 때리려 위협하면 피하기 바쁜데 90년대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오히려 머리를 들이미는 경우가 많아 법관들이 당황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90년대생들은) 머리가 깨지게 때려도 한국치(한국 영상)를 보려고 한다”면서 “이 때문에 법관들은 사이에서 90년대생들이 문제라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북한의 청년세대들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배급보다 시장경제에 익숙해 자립, 자조의 성격이 강한 편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은 고난의 행군 시기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탓에 사상교육을 이전 세대만큼 체계적으로 받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신의주는 중국 국경과 인접해 있어 외부 정보 유입과 유통이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한국치가 들어간 메모리(USB나 SD카드)도 다른 지역보단 쉽게 구할 수 있어 최신 것들을 누구나 본다”며 “벌써 말하는 것부터 다른 지역과 많이 다른데 이는 모두 한국치를 봐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