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갑산군 오일리에 식량을 접수하러 나온 군인들이 군민관계 훼손 행위로 군 보위부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가을을 맞으며 갑산군 오일리에 식량을 접수하러 나온 군인들이 강도 및 여성 강간 행위 등 여러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군 보위부가 그중 한 명은 체포하고 나머지 군인들은 취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갑산군 오일리에 군량미 접수조로 나온 12군단 소속 여단 후방부 군인들은 리(里) 여러 곳에 막사를 지어놓고 거둬들인 쌀을 지키고 있으면서 도적질까지 일삼아 주민들의 원성을 받고 있다.
낡고 해진 군복을 입은 이들은 푸석푸석한 얼굴에 키도 너무 작아 중학생처럼 보일 지경이지만, 쌀을 접수하러 나온 첫날부터 군량미에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기 돈을 벌기 위해 총을 들고 주민 집을 터는 것은 물론 접수한 군 식량마저 몰래 빼돌려 팔아먹는 등의 비행을 저질러왔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도적질을 일삼는 군인들 때문에 집 안에 있는 물건들과 키우고 있는 개, 닭, 염소와 같은 가축들을 지키느라 낮에도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밤에는 가축들을 집안으로 들여놓고 안고 잘 정도”라며 “그들이 쌀 접수를 나온 건지 도적질하러 나온 건지 모르겠다며 모두 질색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힘들게 농사지은 식량을 기름 짜듯이 빼앗아 가는 것도 모자라 개인 돈주머니를 채우려 주민들을 협박하고 강도질하는 군인들의 행패를 더는 참지 못하고 결국 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에 신고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는 군인들을 체포하지는 못하고 대신 이들의 비행을 하나하나 문서화해놓았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9월 고추 접수조로 나온 군인 중 한 명이 지나가던 여성을 붙잡아 강간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더욱 거세졌고, 결국 이 사안은 ‘군민관계 훼손’ 건으로 군에 의뢰됐다.
이에 군 보위국 담당국장까지 내려오면서 군 보위부가 나서 문제의 군인들을 체포 및 조사하기에 이르렀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이런 일들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나라에서 군인들을 제대로 먹이고 입히지 못하는 사정과도 관련돼 있고, 이들에 대한 교양사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도 있다면서 비난의 화살을 당국에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은 “주민들은 군인들은 모두 우리의 아들들인데 안타깝다면서 그들이 이렇게 된 것은 정부의 탓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