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탄광 11월 목표 50% 미달…채탄장비 부속 부족 때문”

무산광산연합기업소.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경 폐쇄로 채굴 장비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품을 들여오지 못하면서 석탄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순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가 11월 생산 총화(평가)에서 목표생산량을 엄청나게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월 계획생산량의 50% 정도 밖에 생산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 10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월에 석탄공업 성적으로 굴진 계획이 넘쳐 수행되고 수백 개의 예비채탄장이 조성됐으며 10월에 들어와서도 성과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했었다.

그러면서 순천, 개천, 안주, 구장, 강동, 함남, 천내, 명천, 온성지구의 여러 탄광에서도 굴진을 힘있게 내밀어 예비채탄장확보에서 뚜렷한 전진을 이룩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10월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던 석탄 채굴이 한 달 만에 어려워진 모습이다.

소식통은 “생산량 미달은 동발용 나무(갱목), 착암기 부품 등의 자재가 부족한 것이 한몫했다”면서 “수입에 의존하는 착암기 정 머리(비트)가 부족해 굴진 속도가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갱목은 갱 내부 천장을 떠받치는 통나무로 안전에 꼭 필요한 물품이다. 갱목이 부족하면 갱도를 개척할 수 없어 새로운 탄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특히 암석에 구멍을 뚫기 위해 사용되는 공구인 비트 부족도 생산량 저하의 원인이라는 뜻이다.

북한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하자 국경을 폐쇄하고 무역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각종 식료품 부족, 물가 상승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속품마저 수입이 중단돼 각종 기계장비도 제대로 정비를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 5월 북한은 부품 부족으로 인해 트랙터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모내기에 일부 차질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 “농기계 출범식서 트랙터 엔진 고장”…북한, 부품 수급 차질 심각?)

이 같은 현상이 석탄공업 부분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 당국도 착암기 부품 부족 문제에 대해서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신문은 지난 4일 “석탄증산을 과학기술로 힘껏 견인하기 위해 선탄연구소의 일군(일꾼)들과 연구사들도 맡은 연구과제수행에서 뚜렷한 전진을 이룩하고 있다”며 “경질합금제작에서 중요한 원료의 생산공정을 현대적으로 꾸려놓아 착암기 정 머리를 국산화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토대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술이 현장에 도입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의 만성적인 전력난 역시 석탄 생산 차질에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전기가 부족해 적재기와 운반설비의 가동률이 떨어졌다”며 “사람의 힘으로 하다 보니 생산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력부족으로 인해 권양기(사갱에서 광부의 수송과 석탄 및 자재를 운반하는 장비), 광차 등 설비가 작동하지 않자 등짐으로 석탄을 밖으로 내오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력 생산은 대부분 화력과 수력 발전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북한의 화력 발전은 석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석탄 생산량 감소가 전력생산 부분에 타격을 주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겨울철 물이 얼어붙어 수력발전량까지 감소해 북한의 석탄 산업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식통은 “자력갱생을 외치고 있지만 당장 부품을 만들지도 못하고 있다”며 “당장 내년에 생산에 들어갈 채탄장 마련이 잘 안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