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위 떠오른 대북식량지원… “중장기적 프로그램 마련해야”

2018년 10월께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 풍경. 곡물을 흥정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보인다./사진=데일리NK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이래 최악이라는 국제기구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 추진을 공식화하고 관련 여론수렴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다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식량지원과 관련한 최소한의 프로그램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주최 ‘북한의 식량현황 평가 및 대북지원 정책의 방향’ 정책토론회에서 “대북식량지원 문제는 물론 인도적 차원에서도, 정치적 차원에서도 접근해야하는 문제겠지만 만약 지원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어떻게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먼저 단기적 조치로서는 식량부족 국가에 대한 지원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부가) 작년 5만 톤의 우리 쌀을 식량부족 국가에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아마 단기적 조치로서 가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닌가 싶고 그것을 북한에 적용하더라도 이상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1월 세계식량원조협약(FAC)에 가입, 매년 국내산 쌀 5만 톤을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작년에는 케냐와 예멘,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4개국에 5만 톤 분량의 재고미를 지원했다.

다만 김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인 지원보다는 중장기적 지원에 초점을 맞춰 최소한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대북 식량지원에서 준비할 게 있다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며 “2000년대 초중반까지 대북지원과 식량지원을 꽤 많이 했는데, 그때처럼 할 것이 아니라 만약 한다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좋고 북한도 그것을 인식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장기적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세 가지 목적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긴급구호 ▲취약계층 지원 ▲경제개발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먼저 김 선임연구위원은 “식량지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는 재난상황이 발상했을 때”라며 “자연재해가 크게 발생했다거나 인재가 발생해 긴급구호가 필요할 때 그에 맞는 툴(tool)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시적으로 존재하는 취약계층이라는 타깃(target)을 지원하는 중장기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경제개발, 경제발전에 초점을 맞춰 농업개발 사업이나 경제개발 지원 원조를 한다든지 경제발전과 연계된 식량지원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예컨대 일을 하면서 임금형식으로 받는 식량지원 프로그램(Food for Work)을 적용하는 등 각 목적별, 사안별로 최소한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다 질서 있는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잘 준비가 된다면 북한 외 저개발국가, 식량이 부족한 국가들도 우리가 어떤 프로그램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학습하게 된다”면서 “그 프로그램에 요구되는 행위들을 수요국이 하게 되면 그것이 수요국의 경제발전이나 식량생산 증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수요국들의 행위를 유인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그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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