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사람 목숨값보다 더 비싼 세상”

북한 벌목공들이 협동농장에서 방목해 키우는 소를 몰래 잡아먹었다 붙잡혀 최고 8년의 교화형을 받았다고 대북지원 단체인 ‘좋은벗들’이 21일 배포한 소식지를 통해 밝혔다.

소식지는 “지난 1월말 평안북도 대관읍 림산 사업소 벌목공들이 농장 방목소를 잡아먹은 사실이 드러나 주동자는 8년, 공범자 4명은 5년의 교화형이 각각 구형됐다”며, “주민들에게서는 ‘소가 사람 목숨 값보다 더 비싼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에는 소를 잡아먹었다는 이유로 공개처형 된 경우도 있다는 게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소식지는 또 “함경북도 일부 농장의 경우 3인 가족을 기준으로 분배를 잘 받은 가정이 500kg의 분배를 받았는데, 여름에 빌린 옥수수를 갚고 인민군대 돼지고기 지원 등 이것저것을 계산해보니 분배받은 것보다 더 많은 530kg이 되는 세대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작년에 빌렸던 식량의 고리대 때문”이라며 “옥수수를 10kg 꾸면 20kg로 갚아줘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식량을 빚진 집들은 탈곡장에서 집으로 가져올 식량이 거의 없고, 새해 1월부터 다시 옥수수를 꿔먹고 있는 집들이 많다”는 것.

일반 주민들의 경우 농촌 세대의 약 20%가 이미 식량이 떨어졌고, 3월 말이면 식량이 없는 세대가 40%에 이를 것으로 예견하고 있으며, “앞으로 식량 사정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겹쳐 식량 꾸기도 예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한편, 식량 사정이 어렵기는 군대도 마찬가지라며 강원도에서 유행하고 있는 군복무 사병들의 자조적인 유행어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소식지는 “너무 허기진 사병들이 몰래 부대를 빠져나가 민간인들이 농사지은 농작물을 훔쳐 먹는 일이 허다하다”며 “간혹 주민들 중에는 부모 떠나 고생이 많다면서 밥도 주고 술도 주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군인들을 반기지 않는다. 군인들에 대한 피해가 계속되면서 불신이 심해진 탓”이라고 했다.

또한 “최근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전문적으로 마약을 판매해 온 중학교 6학년(16세) 학생 4명이 체포됐다”며 “이들 중 두 학생은 부모가 시켜서 해 온 일이라고 자백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들이 법 기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자녀들을 이용해 마약을 판매해 온 것”이라며 “이들은 가택 수사 당시 집에서 발견된 마약류가 많아 엄중한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