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 ‘1호 행사’ 정보 유출 후폭풍…주민 1명 평양에 끌려가

소식통 "혜산시 보위부장, 연대 책임 지고 연령제대로 물러날 듯…보위성 조직개편도"

지난 13년 8월.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 사진=데일리NK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양강도 삼지연 방문이 사전에 노출되면서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국가보위성 주도의 정보유출 단속과 검열이 대대적으로 실시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체포된 주민 1명이 주동자로 찍혀 최근 평양으로 소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1호 행사 소식이 새어나간 이후에 혜산시에서 보위부 15국(전파탐지국)을 중심으로 중국 손전화기(휴대전화) 사용 검열이 이뤄졌는데, 강안동과 탑성동, 연풍동에 대한 검열 중에 체포된 1명이 주동자로 지목을 당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동자로 지목된 주민은 40대 중반으로, 비법(불법)월경해 1년 반 정도 중국에서 체류한 경력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보위부 15국 검열이 시작된 뒤에 몰래 중국으로 넘어가려했으나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검열이 시작된 뒤에 실제 3명이 도주했는데 2명이 체포됐고, 보위부에서는 체포된 2명 중 1명인 이 주민을 주동자로 몰아갔다”며 “이후에 이 주민은 평양 보위부로 끌려갔고, 그렇게 이번 사건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그에 앞서 이뤄진 검열에서는 총 12명의 주민이 보위부에 체포되기도 했는데, 이 중 한국 드라마 소지로 걸린 2명은 보안서(경찰) 차원에서 처리됐고 나머지 10명은 구류됐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의 삼지연 방문 사안은 국가보위성 내부적으로도 최고지도자를 옹위하는 보위망에 구멍이 뚫린 중대한 문제로 다뤄졌다는 전언이다. 실제 이에 혜산시 보위부장이 연대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에 대한 연대적 책임은 혜산시 보위부장 연령제대(명예제대) 조치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라며 “마침 그의 나이가 거의 60에 달해서 지난 10일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따라 이달 말에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실상은 이번 사건에 대한 연대 책임을 지고 옷을 벗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혜산시 보위부 내에서는 ‘우리 혁명 최고 존엄의 1호 비밀인 현지지도 노정이 당보에 실리기도 전에 남조선 신문에 실렸다. 이는 보위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김 위원장 명의의 지시가 국가보위성에 하달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지시의 주된 내용은 ‘적들이 우리를 와해시키려고 물자와 돈을 들이밀면서 내부를 꾸준히 장악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국가보위성이 책임지고 국경연선 전반에서 이러한 현상을 싹부터 잘라버리도록 하기 위한 감시·단속·통제 사업을 끈기 있게 진행하도록 하라’는 것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 보위부 소속 성원들이 몸에 소형 전파탐지기기를 소지하고 국경연선 지역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특히 이들은 영장도 없이 불시에 가택 수색 진행하는데, 최근에는 밀수꾼 3명이 체포되기도 해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 국가보위성 15국은 10국으로 개편되는 등 내부적인 조직 정비 작업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