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평화협정 논의 병행 추진되나?

이르면 이달 내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미북간 최대의 쟁점이 ‘평화협정 회담’의 개시 시점으로 좁혀지고 있다.


지난달 북중, 미중, 한중, 한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잇달아 양자 협의를 벌인 결과 2차 미북대화 이후 6자회담이 재개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달 27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의 정황으로 볼 때 조만간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시기로 본다면 3, 4월 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관측했다.


아시아를 순방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이날 “미국을 포함해 5개국은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결정한다면) 아주 신속하게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며 6자회담이 ‘상당히 빨리(fairly soon)’ 재개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올해 상반기 내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6자회담 개최가 난항을 겪은 것은 북한이 올 초부터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회담 개시를 6자회담 복귀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면서부터이다.


이때부터 관련 당사국간 북한을 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대책이 논의됐고, 중국의 막후 중재 노력이 시작됐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은 지난달 초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평양에 급파했고, 이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베이징을 방문하며 양국간 6자회담 재개 논의가 구체화 됐다.


중국은 당시 대북제재 해제는 시일이 걸리는 문제이고, 6자 틀 내에서는 논의되기 어렵다는 논리로 북한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6자회담에 복귀할 명분과 체면을 살려 달려는 북측의 요구를 수용해 ‘평화협정’ 회담 문제는 미국 등과의 협의를 통해 일부 유연성을 발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의 전략대화 직후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과거에 비해 최근 북한이 평화협정 문제를 강하게 주장하니까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조금 여운을 남긴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따라서 조만간 열리게 될 미북간 추가 대화에서 ‘평화협정’ 회담 시기에 대해 양국이 최종 의견 조율을 이루게 되면, 회담 직후 6자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이 선(先) 평화협정 회담 개시 입장을 고수할 경우 양자간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북중간 협의에서도 기존 입장에 변화를 보이지 않는 등 기존의 요구를 철회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도 비핵화 논의가 제1순위라는 원칙론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비핵화에 진전이 있었어야만 후속 논의들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즈워스 대표도 “평화협정과 미북 외교관계 수립, 경제·에너지 지원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는 양측 다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핵화 논의와 평화협정 논의의 병행 추진이라는 절충 카드가 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으로써는 미북을 회담 테이블로 불러오기 위해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의) 병행 추진에 가까운 쪽으로 양측을 설득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미북간 이견은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재작년 12월보다는 상황이 진전되야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선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회담 개시 입장에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며 “어쨌건 중국의 중재 아래 미북간 한 차례 회담을 열고, 거기서 주고 받는 대화에 따라 6자회담 재개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또한 “평화협정 프로세스는 비핵화에 연동되겠지만 비핵화의 어느 시점에서 회담이 개시될 것인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검증 체계의 합의와 동시에 평화협정 프로세스를 시작하는 쪽으로 양자 입장이 조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프로세스에 잘못 들어가게 되면 평화 이슈로 인해 6자회담 구도가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평화협정 회담 내에서 핵군축 이슈가 등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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