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5일)이 바로 북한 김일성이 이끌었다는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89주년이다.
지난해 북한은 이날을 국가적 명절이자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바로 혁명적 무장력을 창건한 뜻깊은 날”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올해 노동신문도 사설을 통해 “항일 빨치산의 위훈은 영원불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무력의 시초라고 주장하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업적을 기리며 빨치산 투쟁업적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다만 4월 25일에 관한 기념일은 그동안 부침을 겪었다. 김정일 시대였던 1978년부터 김정은 집권 6년차인 2017년까지 북한은 이날을 ‘인민군 창건일’로 기념해오다, 2018년부터 실제 정규 인민군이 창설된 2월 8일(1948년)을 건군절로 바꾼 바 있다.
북한이 광복 후 1948년부터 1977년까지 2월 8일을 건군절로 기념해왔다는 점에서 과거로 다시 회귀한 셈이다.
당시 김정은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이에 대해 내부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2018년부터 ‘4월 25일 국가공휴일 재지정’ 2020년 정령발표까지 약 2년간 내부에서는 ‘수령님(김일성)의 모든 업적을 ‘시조화’해야 한다‘는 원수님(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김정은이 “헌법에도 명시돼있듯 ‘사회주의 조선의 영원한 시조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이시다, 사회주의 건군의 시조도 김일성 동지, 수령님께서 무어주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도 영원히 자자손손 잊지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는 김일성의 항일혁명 업적을 공고히 하면서 선대(先代) 수령에 대한 효심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실제 역사에 따라 건군절을 바로 잡으면서도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정신을 따르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의도도 읽혀진다.
그렇다면 이런 의도는 제대로 통하고 있는 걸까? 소식통은 주민은 물론 군인들까지 단순히 ‘쉬는 날’로만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인 가족들을 보면 그동안 건군절(2월 8일 혹은 4월 25일)에 군관 남편은 휴식하고 기업소 다니는 안해(아내)는 출근하고 했는데, 작년부터 4월 25일은 휴식일로 통일지어져 그 하나만은 좋은 것 같다고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식통은 “올해 4월 25일 어떤 공급도 없었다. 그저 말로만 국가적 명절인 것”이라면서 “‘하루 노는(쉬는) 날’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내부 주민들의 일반적 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 국경봉쇄로 경제난에 허덕이는 주민들에게는 ‘고난의 행군’을 결심했다는 당의 발표가 더 크게 와 닿고 있다”면서 “4월 25일이 무슨 날로 다시 지정하든 말든 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