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4선언 기념행사 방북단이 평양 과학기술전당 내 4D 입체 영화관에서 특수 안경을 낀 채 각종 영상을 관람해 화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양강도 도청 소재지인 혜산에도 입체율동(4D)영화관이 건설돼 학생들과 어린아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양강도 혜산시 보천보 기념탑 주변에 입체율동영화관이 건립됐다”며 “대체로 (북한이) 자체 제작한 아동용 영화를 30분간 방영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조선중앙TV는 지난 2015년 신의주 입체 율동영화관 크기가 관람실 4개에 36명 수용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에 건설 중이 입체 율동영화관 모양과 크기가 유사해 혜산에 건립된 입체율동영화관도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 매체는 입체율동영화로 ‘관성차궤도를 따라’, ‘조국을 보위하여’, ‘우리를 기다리지 말라’, ‘우승자’, ‘바다세계’, ‘1억 5천만년 전’ 등을 상영한다고 말해 4D 영화가 많지 않은 북한 특성상 혜산에서도 해당 영화들이 상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2년 최고지도자가 된 뒤 첫 공개연설에서 ‘사회주의 문명강국’ 건설을 천명하고 문화·오락시설의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2013년 직접 입체율동영화관을 찾아 3D 안경을 쓰고 입체율동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후 전국 12개의 도 소재지나 대도시에 입체율동영화관을 건립되기 시작했다. 최고지도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이 시설은 반드시 ‘돈벌이가 된다’는 판단에 따라 돈주들이 서둘러 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소식통은 “영화 가격도 높은데 많은 어린이들과 학생이 이용하고 있어 돈주들이 상당한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소식통은 “다른 식당이나 시설물이 같이 있는 게 아니라 오로지 율동영화관만 있다는 점에서 조금 특이하다”며 “영화관에 식당이나 다른 상업시설이 있으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텐데, 돈주들이 이를 모를리 없는데 다른 시설을 만들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입체율동영화가 어린아이들과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빈곤 가정도 있다고 한다. 이 가정들을 중심으로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영화는 1편당 중국 돈 25위안(한화 약 4000원)을 받는다”며 “영화 가격이 높지만 입체율동영화는 돈이 좀 있는 아이들과 학생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아이들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데 가격이 너무 높아서 농촌지역 아이들도 부모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며 “(비싼 영화가격이) 돈 없는 집 아이들과 부모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돈 25위안은 북한돈 약 29,520원으로 혜산에서 쌀 약 6kg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은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