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년 남성들의 로망은 ‘개인택시 운전사’

北무역업자 "수천 달러 들여 택시 구입, 월 수백 달러 수입 가능해 뇌물도 동원"

최근 북한 남성들 사이에서 개인택시가 안정적인 고수익이 가능한 업종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택시 영업을 위해서는 목돈을 들여 직접 차를 구입해야 하고, 까다로운 면허 발급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일단 영업을 시작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30, 40대 남성들이 개인택시 영업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북한 무역업자 A 씨는 최근 데일리NK와 만나 “우리(북한) 남성들이 돈을 벌자면 무역을 하거나 해외 노동자로 나가는 것이 필요했는데, 요새 (대북제재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내부에서 사람을 모아서 가내반을 직접 운영하거나 개인택시를 해서 수익을 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A 씨는 “개인택시는 거주지역의 운수사업소에서 면허를 받고, 매달 120만 원(약 150달러) 정도의 일정한 수익금(한국 택시회사의 사납금과 유사)을 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면허 발급과 유지에 500달러 이상의 뇌물을 제공한다.

북한에서 택시 운행에 필요한 승용차는 신차의 경우 1만 달러 이상, 중고차도 5, 6천 달러가 소요된다. 북한에서 농구방으로 부르는 봉고형 승합차는 5천 달러 정도다.

2000달러 정도에 구입이 가능한 노후 차량도 있지만 콜택시 영업 등에 불리하기 때문에 가능한 외관과 상태가 좋은 중고차가 선호된다. 교통이 매우 불편한  국경도시에서는 단체 탑승이 용이한 승합차형 택시 영업이 많다.

A 씨는 “개인택시는 요령있게 잘 만하면 무역회사 사무원보다 수익이 많기 때문에 빚을 내서 하려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특히 장거리 이동 택시는 단골 손님을 몇 명만 모아도 월수입 수백 달러의 고정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 공개한 방북기에는 북한 택시가 활성화 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북한 택시 사진이 빈번히 올라온다.

시장 활성화에 따른 교통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북한 대중교통 수준은 제자리 걸음을 걸으면서 택시는 부유층과 상인들의 필수 운송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신속하고 편리한 물품 운반, 주요 도시를 잇는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데다 약간의 뇌물로 통행증 단속까지 면제받을 수 있어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택시 이용을 크게 선호하고 있다. 택시사업소에서 운전사를 모집하면 경쟁률이 수십대 일에 이른다.

북한에서 택시 요금은 기본이 2달러에 추가요금으로 1km당 0.5달러 수준이다. 장거리는 도 내에서는 7만 원 수준(약 9달러), 장거리는 십만 원을 호가한다.

북한 내부에 거주하는 한 소식통도 7일 통화에서 “택시를 하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차량이 부족해서 차량 가격도 오르고, 경쟁도 심하다”면서 “무리해서 빚을 내서 택시를 하는 사람 중에 사고를 내고 사정이 딱해진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개인택시가 인기라고 해도 돈이나 뒤를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하기 어렵다”면서 일반 주민들에게는 일종의 특권으로 비춰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