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며칠 전 전력난으로 무산광산까지 가동이 완전 중단됐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수력발전소들의 전력생산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면서 “이런 와중에도 무산광산만은 일부 운영이 됐지만, 며칠 전부터 가동이 완전히 멈췄다”고 전했다.
올해 봄 가뭄으로 북한의 주요 발전소 운영은 가동됐다, 멈췄다를 반복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생활은 물론 주요 공장기업소의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만성적인 전력난에 봉착하면서 무산광산까지 가동이 중단된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소식통은 “그동안 공급받았던 약간의 전기마저 협동농장 탈곡장들에 모두 돌려 무산광산 철광석 생산이 중단된 것”이라며 “철광을 기본원료로 쓰던 김책제철소와 성진제강소의 선철, 강철생산에도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산광산은 북한 최대의 철광산으로 매장량만 해도 30억 톤 정도로 추정되며, 생산능력은 연 65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광은 김책제철소와 성진제강소에 공급돼 선천과 강철 생산에 쓰인다.
또한 2000년대 초부터 중국과의 무역이 활성화되면서 북한은 하루 수천 톤의 철광석을 무산의 ‘칠성세관’과 두만강에 새로 개설한 ‘수중 교'(물밑 임시다리)를 이용해 중국으로 수출했다. 북한 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철광 생산이 중단되면서 북중 무역에도 비상이 걸릴 것이라고 소식통은 내다봤다.
소식통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철광석을 톤 당 50달러로 수입해가던 중국 측 기업은 가격을 낮춰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요구를 (북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중국 측은 철광 수입을 중단하고 세관 문을 닫아 버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은 당장 전력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중국 측에서 철광 수입 중단 의사까지 밝히면서 당분간 철광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 소식통의 분석이다.
특히 국제시장에서 철광석 가격이 2011년부터 지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통로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철광 생산이 언제 다시 재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한국은행의 한 지역본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제시장에서 철광석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톤 당 82달러까지 급락했다.
무산광산 가동이 중단되자, 기업소 종업원들과 가족들 사이에서는 “철광 수출로 근근이 받아오던 배급마저 끊기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배급이 끊기면 현장 기능공들이 다시 장사에 나가려 하는데, 이럴 경우 광산이 입는 손실은 더욱 클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