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카드’ 부각만 노리나?… “NO! 핵무기 대량 생산도 계획”

소식통 "영변 원자로 재가동으로 삼중수소 생산할 것...이미 '제1군수산업핵물리지구'로 개칭"
영변 의미·중요성 대내외에 지속 과시할 듯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개한 위성사진. 8월 25일 구룡강과 연결된 새로운 수로로 냉각수가 방출되는 듯 배출구 부분이 하얗게 보인다. /사진=38노스 캡처

북한 당국이 미국과 재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영변 카드’만 제시하겠다는 전략으로 영변 재가동을 시작한 것이라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발간한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가동을 중단했던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 내 원자로를 지난 7월 초부터 재가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영변 핵시설 내 5MW(메가와트) 원자로에서 냉각수 방출 등 재가동을 의미하는 정황들이 나타났다’며 ‘지난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5MW 원자로 근처에 있는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도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플루토늄 추출에 돌입했다는 뜻이다.

또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각)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냉각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이는 동향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핵폭탄 원료인 우라늄 추출에도 나섰을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15일 데일리NK 내부 고위급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영변의 의미와 중요성을 공고히 하려는 목적으로 약 3년 만에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결정했다.

즉, 영변은 아직도 충분한 양의 핵물질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함으로써 영변 핵시설이 갖는 의미를 강조하고 동시에 영변보다 중요한 핵시설은 없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회담(2019년 2월)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먼저 영변 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영변의 핵시설을 폐쇄하는 조건으로 일부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 이외에 5개의 핵시설 추가 폐기를 역제안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다만 북한이 단순히 보여주기식으로 원자로를 일시 가동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원자로 재가동은 실제로 플로토늄과 삼중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게 또 다른 고위 소식통의 전언이다.

핵무기 소형화 및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한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한편, 북한은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지역 명칭을 변경하고 보안 단계를 강화하는 등 사전 작업을 완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지난 5월 북한 당국이 기존 ‘영변 핵물리 지구’를 ‘제1군수산업핵물리지구’로 개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북한, 한미정상회담 前 영변 핵단지 명칭 변경…핵시설 교란?)

영변을 핵단지의 대표격인 ‘제1지구’로 지정한 것은 영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며, 현재까지 제2, 제3의 핵시설에 관한 지정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 당국이 제2, 제3의 핵시설을 지정을 철저한 기밀에 붙였거나 혹은 처음부터 제1핵물리지구만 지정할 의도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