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각지에 3대혁명소조 파견 예고…기업소에 “기숙사 준비하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제5차 3대혁명(사상·기술·문화) 선구자 대회에서 제시한 구호대로 “모든 혁명진지를 3대혁명화하자”며 각계의 각오와 결심을 전했다. 사진은 선전 활동으로 사상 분야에 힘을 쓰는 청진화학섬유공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에서 제5차 ‘3대혁명 선구자대회’가 22일 폐막한 가운데, 전국의 공장‧기업소에 3대혁명 소조가 파견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22일 공장‧기업소에 3대혁명 소조가 지낼 수 있는 숙박소를 준비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하달됐다. 2~5명이 지낼 수 있는 숙박시설을 내년 초까지 완비하라는 것.

여기서 3대혁명 소조는 사상, 기술, 문화혁명을 수행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김정일의 주도하에 196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1973년 2월 공식적으로 발기됐고, 각지의 공장기업소‧농장 등에 투입돼, 사상‧기술적 지도를 진행했었다.

이후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을 시작으로 조직 자체가 거의 소멸됐다가 이번 5차 3대혁명 선구자대회를 개최로 부활한 셈이 됐다.

3대혁명 소조의 지방 파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난을 타개할 목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주민 경쟁을 부추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군정(黨軍政) 간부는 물론이고 지방 곳곳의 주민들 역량까지 총동원하는 형태로 이번 위기를 극복하면서 체제 결속을 꾀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경제난에 주민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지만 (당국이) 뚜렷한 방안이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3대혁명 소조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면서 ‘이제 잘 살아보자’는 의지를 불태우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회에서 채택된 호소문도 “지금이야말로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으로 새로운 변화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야 할 때”라면서 “대중의 정신력과 창조력을 3대혁명 수행에로 불러일으켜야 단위사업과 인민들의 생활에서 실제적인 성과, 실질적인 변화를 이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활동이 우상화 경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북한 매체는 “위대한 김정은 시대를 3대혁명의 최전성기,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기로 빛내이자”는 선전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단위 생산 경쟁 운동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오히려 ‘상급 단위에 뇌물을 바치는’ 또 하나의 부정부패를 양상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3대혁명 소조의 부활로 청년들의 역할 증대 등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놀고 있는 2030 무직자들이 3대혁명 소조로 각 지역에 파견돼, 실무 교육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소식통은 “3대혁명 소조를 다시 조직하는 건 젊은 청년 대학생들에게 권력을 쥐어 주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면서 “그들을 현 체제를 옹호하는 충성 세력으로 확보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또한 충성분자를 양산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식 체제 유지 수단이라는 뜻이다.

한편 3대혁명소조원의 급식 문제까지 공장‧기업소에서 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각 지역에서는 3대혁명 소조 파견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