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 부족한 ‘휴대전화 전화통화 시간’을 주고받는 서비스, 일명 ‘전화돈’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북한 주민들은 이를 간편송금과 간편결제에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손전화기(휴대전화)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통화 시간도 길어졌다”면서 “고려링크(북한 통신사업자)는 분기에 2850원 내면 한 달에 200분씩 통화할 수 있는데 다 소비하면 주민들은 친구에게 빌리거나 업자에게 사서 쓴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현재 전화통화는 거의 무료이지만 몇 년 전까지 부족한 음성통화를 충전해서 사용하곤 했었다. 북한도 최근 휴대전화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관련 서비스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전화돈을 보내는 방법은 앞에 3자리 숫자와 보낼 사람의 전화번호를 넣은 다음 보낼 금액을 적어 통보문으로 보내면 된다”며 “전화번호에 보낸 금액만큼 통화 시간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화돈’을 활용해 개인 간 송금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중개업자도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함경북도 청진 거주 A 씨가 평양시민 B씨에 돈을 보내고 싶다면, 평양에 사는 중계업자 C 씨에게 전화돈을 송금하면 된다. 즉, C 씨가 이를 현금화해서 B 씨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다.
기존에 북한 주민들이 송금하는 방식은 이보다 조금 복잡했다. 청진 거주 중개업자도 필요했던 것이다. 또한 송금자 A 씨는 현금을 반드시 준비해야 했다.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았던 셈이다.
또한 전화돈을 이용하는 송금이 중개업자를 한 번만 거치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보다 수수료가 적게 들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비교적 저렴하고 편리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화돈’이 시장에서도 점차 활용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를 활용해 상품 구매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4일 “많지는 않지만 전화하고 남는 돈을 시장에 가서 물건 사는 데 쓰는 사람도 있다”면서 “시장에 가서 그 자리에서 상인에게 물건값을 전화돈으로 건네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전화돈이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것으로, 주민들이 은행 등 금융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에서 자신들만의 핀테크(금융, IT 융합서비스)를 구축해 가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전화돈을 송금과 결제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했지만, 전국적인 추세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