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전국의 청년대표자들의 모임인 청년동맹 10차대회를 열고, 동맹의 명칭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으로 바꾸고 청년들에게 애국을 호소하고 나섰다. 진부한 개인우상화의 막장인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보다는 100배는 좋은 명칭이라고 평가한다. 사회주의라는 말을 빼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다만, 우리 시대의 진정한 애국청년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애국청년’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사랑하는 청년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노동당은 ‘애국청년’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청년으로 심각한 왜곡을 하고 있다.
또한 본질은 변하지 않은 점도 문제다. “명칭을 고쳤다고 하여 전 동맹에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총적 목표, 총적 투쟁과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 청년조직의 본태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는 점에서다.
쉽게 말해서 김씨 일가를 위해 존재하는 단체라는 것이다. 노동당은 해방 초기부터 청년들을 당의 사상체계로 무장시켜 인민대중에 당의 노선과 정책을 전파하는 데에 선봉에 서게 하고 천리마 운동 전개, 돌격대 운동의 주된 역할을 부여해왔다. 대표적으로 60년대 청년선봉대운동, 70년대 사상혁명, 기술혁명, 문화혁명을 의미하는 ‘3대혁명소조운동’, ‘속도전’ 등 각종 명칭의 돌격대 운동이 그 예다.
북한 청년동맹의 구호 중에 ‘사회주의 건설도 조국보위도 우리가 다 맡자!’라는 무시무시한 말이 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들이 어렵고 힘든 10년간의 군 복무와 건설까지 동원되면서도 김씨 일가에 대한 충성까지 강요당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비사회주의를 표방한 ‘사상개조운동’이다.
북한의 청년들은 각성하여야 한다.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은 “전지구촌이 교류하고 협력하며 공생하고 있는데 유독 북한만이 봉쇄하고 폐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이다. 요즘 세계 흐름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20, 30세대들의 생각과 인권을 존중해주고 그들의 선택을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북한 노동당은 당에 대한 충성심보다, 보다 자유로운 선택과 안정을 바라는 청년들의 사상적, 감정적 변화를 두려워하며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선포하는 것으로, 북한 사회에 내재된 불안과 청년 문제들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사실 북한 청년들은 어제도 오늘도 할 만큼 했다. 10년간의 군사복무, 발전소, 탄광, 광산노동, 농촌에서 말 그대로 돌격대의 역할을 하면서, 기운을 다 빨려왔다.
부모세대가, 조부모세대가 그랬다. 열심히 충성하면 행복이 온다는 선전에 속아서 청춘을 바쳤지만 차례진 것은 가난과 굶주림이었고 비참한 죽음이었다. 이제 더는 속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노동당은 ‘애국’이라는 감언이설로 청년들을 속이지 말고 ‘충성’이라는 강제를 말아야 한다. 이제 북한 청년들에게 진실로 필요한 것은 ‘비사회주의와의 사상전’이 아니라 진정한 애국을 위한 제도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