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장세, 무엇이 문제인가?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의 일부 종합시장에서 세금 증가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의하면, 장세가 평균 3,000원(북한 돈, 약 0.38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일반적인 정상국가라면 국민들의 ‘기본소득’을 보장해주는 데 최선을 다한다. 또한 교육, 문화, 의료, 복지 등에 차별이 없도록 배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자칭 ‘정상국가’라는 북한은 어떠한 모습인가. 인민들에게는 아무것도 보장해 주지는 않으면서 갈취하는데만 몰두하고 있는 건 아닌가 묻고 싶다. 우리는 시장 장세 상승에서 이 같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먼저 과거로 돌아가 보자. 북한은 시장을 공식화한 이후 2004년 재정성 지시 제30호 “시장관리소 재정관리 세칙”을 발표했다. 종합시장에서 기관, 기업소이 운영하는 매장과 개인매장 등에서 시장사용료라는 명목으로 장세를 징수하고 시작했다.

당시 내각 재정성 지시문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다.

1 이 지시는 시장관리소들에서 재정 관리를 개선하여 기관, 기업소들이 운영하는 매대와 주민들 속에서 이루어진 소득의 일부, 시장사용료를 빠짐없이 받아들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이 세칙은 전국의 시장관리소들과 시장 안에서 상업 활동을 하는 국영기업소, 협동단체(협동농장, 농장 포함)와 승인된 개별적인 봉사원들에게 적용한다.

당시 내각 재정성 지시문에 명시된 품목당 장세는 100원~400원 사이로 당시 이윤의 약 10%였다.

<표 1> 2004년 종합시장 장세납부 규정

구 분곡물채소
(남새)
의복해산물전자기기구두
(국산~수입)
고기류
가격
(북한 원)
10080120200250200~400250

출처 : 재정성 지시 제30호 “시장관리소 관리세칙” (평양: 재정성 2004) 5쪽에 의거 저자 작성

이렇게 출발했던 장세가 이후 계속 증가했고, 2019년 현재 평성시장에서는 3,000원~12,000원으로 형성되고 있다. 2005년에 비해 약 30배를 넘어선 셈이다.

<표 2> 2019년 현재 종합시장 장세현황

구 분곡물채소
(남새)
의복해산물전자기기구두
(국산~수입산)
고기류
가격
(북한 원)
3,0002,4003,6006,0007,5006,000~12,0007,500

출처 : 현재 평성시장상황에 기초 저자작성

이처럼 곡물 매장의 장세는 대체로 한 자리에 북한 돈 3,000원 정도다. 이는 현재 북한 시장 물가로 계산해 보면 옥수수 1.5kg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장사가 잘 된다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문제는 요즘처럼 장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엔 잘 벌어야 하루 1만 원 정도라고 하는데, 결국 장세로 떼이는 돈이 30%나 되는 것이다. 국가가 3%도 아니고 30%를 세금으로 징수하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장 장사꾼들은 장세가 끊임없이 상승하자 ‘이게 국가의 지시인지, 개인의 소행인지 모를 정도로 변한다’고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장세의 변화가 너무 심해 “홍길동 세”라는 비아냥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일명 ‘메뚜기’로 불리는 길거리 장사에 대한 통제도 강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8월부터 시장관리소는 당의 방침을 집행한다면서 관리원을 동원, 시장 밖에서 장사 활동을 벌이는 장사꾼에게도 장세를 받기 시작했다.

이에 시장 내부 장사꾼에 비해 얼마 벌지 못하는 메뚜기 장사꾼들은 장세를 내지 않으려고 종합시장 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시장관리소는 인민위원회에 이 문제를 제기했고 보안소(경찰)와 규찰대를 동원, 길거리 장사꾼들 단속·통제를 강화했다. ‘장세’를 어떻게든 받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택시
북중 국경지역에서 시장을 가로지르는 택시 모습. /사진=강동완 전 동아대교수 제공

북한 당국은 이전부터 애국을 호소하며 주민들의 노력을 착취해왔다. 이는 배급 중단을 사실상 공식화한 ‘시장화’ 시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가 아무 것도 보장해 주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현실과는 동 떨어진 정책집행에만 주력하고 있으니 당연히 불만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 정상화를 위해 북한 당국은 어떻게 해야만 할까. 우선 국제 경제 환경과 국내 시장현황에 대한 파악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시장경제와 세금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경제 상황 개선을 위한 부문별 기반을 다지고, 주민들과 기업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자율성도 보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세금 문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가계별 소득 구조 조사를 바탕으로 조세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 또한 시장소득은 매년 생산량과 판매가격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상황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먼저 경직된 사고에서 탈피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국가계획에 기초해서 세금과 곡식을 징수해온 과거의 형태는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경제가 사회주의 경제에 적대적이라는 관점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핵무장이나 폐쇄경제가 체제 유지를 보장해 준다는 생각에서도 탈피해야 한다. 과감한 개혁과 개방을 통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상화를 위해 길 안내를 맡아줄 경제전문가와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