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기록센터 개소 1주년, 어떤 변화 있었나?

진행: 한국에 북한인권기록센터가 세워진지 오늘로 1주년이 됩니다. 오늘은 북한인권법과 북한인권기록센터에 관해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염승철 기자, 먼저 북한인권기록센터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먼저 북한인권기록센터는 북한주민의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하여 북한인권 관련 
자료의 수집 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대한민국 통일부의 소속기관입니다. 2016년 9월 28일에 발족했고요, 오늘 2017년 9월 28일은 바로 설립 1주년이 됩니다.
 
진행: 이 북한인권기록센터가 과연 어떤 경위로 세워지게 됐는지, 청취자분들이 궁금해하실 법한데요.
 
기자: 북한인권기록센터에 대해서 설명하려면 먼저 북한인권법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북한인권법이란 쉽게 얘기하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한국 정부 차원에서도 신경을 쓰겠다는 취지로 통과된 법안인데요. 사실 그동안 애로사항도 많았습니다. 발의한지 11년 만에, 이제야 법안이 통과된 것도 상당히 늦은 감이 있지만요. 인권이란 인권 그 자체로 접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정치상황에 따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북한인권법은 2016년 9월 4일에 시행됐고요. 이후에 북한 주민의 인권 정보를 수집·기록하는 북한인권기록센터가 설립된 겁니다. 더불어 법무부에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설립됐습니다.
 
진행: 설립 이후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정부 차원의 북한인권실태 공식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그 경과를 알아보는 시간 가질 텐데요. 센터가 세워지고 어떤일을 해오고 있나요? 
 
기자: 네, 지난 4월이죠? 북한인권기록센터는 1월부터 조사를 시작한 인권침해 기록을 2017년 4월 20일에 법무부로 처음 이관했습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에 문의한 결과 아쉽게도 여러 이유로 현재의 기록은 공개가 어렵다고 하는데요. 정확한 수치는 내년쯤 다시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관을 마친 조사기록부터 살펴보면요, 일단 북한인권기록센터가 2017년 1월부터 3월까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 입소한 북한이탈주민 253명을 조사했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인권실태를 조사한 결과,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진술한 사람이 105명이었고요. 성별로 하면 여성 73명, 남성 32명이었습니다. 이 기록, 약 1,300여 쪽에 달하는 원본을 이관한 겁니다.
 
진행: 탈북민들이 전한 인권침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 경우들이 있을까요?
 
기자: 구체적인 인권침해사례로는 강제 북송과정 및 북송 이후 조사기관에서의 인권침해가 있었고요. 또 구금시설에서의 가혹행위, 재산몰수, 강제낙태 등이 있었습니다. 105명이 증언한 침해 사례 중에 본인이 직접 경험한 사례가 69%를 차지했고요. 목격한 사례가 22.3%, 타인에게 들어서 알게 된 사례가 8.7% 였습니다.
 
간단히 소개하면, A씨는 강제북송을 당한 후 보위부 구류장 및 구금소에서 예심기간에 보위원에게 구타를 당하여 척추와 머리에 상해를 입었고요. 집결소에서 강제노동과 집체교육 중에 계호원과 수감자로부터 발길질 등 지속적인 구타를 당했습니다. B씨는 북송되고 구류장에서 담당보안원 및 인민반장의 협박으로 임신8개월 때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강제낙태를 당했고요. C씨는 한 보위지도원이 간첩혐의를 씌워서 수차례 폭행을 당하고, 재산도 전액 몰수당했는데, 나중에 무혐의로 처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몰수한 재산을 돌려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1987년부터 2010년까지 24년간 북한 정치범수용소 18호 관리소와 해제민 구역에서 인권 유린을 당했던 탈북민의 증언을 들어보겠습니다.
 
[탈북자 증언] 야구 방망이만큼 두꺼운 몽둥이로 마구 맞았어요. 수용소 안에서는 간부들이라면 그런 몽둥이 하나씩은 다 갖고 있습니다…. 너무나 억울한 삶을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잃어버린 삶을 누가 되돌려주나 싶고요. 북한에서 살지 않았다면 몸과 마음에 이런 상처를 입지 않았을 텐데,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지금도 김정은 가문을 원망하며 삽니다. 
 
진행: 정말 처참한 북한의 인권실태군요. 이러한 실태가 더욱 많이 조사되고 기록 및 보존돼서, 세계에 많이 알려져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 있어 아직 문제점도 많이 보인다고요?
 
기자: 네,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북한인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핵심기구인 북한인권재단은 아직 출범도 못 하고 있습니다. 재단 상근 이사직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으로 출범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새 정부 출범하고도 여전히 진척이 없어서 세금만 새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이 북한인권재단은 대북 인도적 지원 등 국내외 시민단체 지원과 북한 인권 관련 조사·연구·정책 개발 등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데요. 올해 예산 118억 원을 확보하고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행정적 준비까지 마쳤지만 예산은 집행도 못한 상황입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이에 대해 이렇게 진단합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일단 전체적으로 기록센터가 출범한 건 정말 다행이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만들어진 건 다행스러운 일이고요. 북한인권재단은 사실 목적 자체가 북한인권증진을 위한 정책연구를 하고 방향지시를 하는 정책적인 성격이 강한 곳이고요. 하지만 민간사회에서의 기대는 재단이 만들어지게 되면 시민사회 활동이 더 촉진될 거라고 기대를 하기 때문에 출범이 안되고 있는 게 답답한 상황인데, 대부분 다 말씀하시듯이 정치권에 의지가 없다는 게 첫 번째, 청와대의 의지가 약하다는 게 두 번째, 어떤 분들은 통일부가 소극적이다, 재단 출범을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이런 지적도 있고요.
진행: 여야 간의 갈등이라면 정치적인 문제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 건가요?
 
기자: 먼저 북한인권재단 이사는 모두 12명으로 통일부 장관이 2명, 여야가 각각 5명씩 추천을 합니다. 그런데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이사 12명 가운데 2명인 상근이사, 이사장과 사무총장이 해당되는데요. 이 자리 중 1명을 야당 몫으로 보장해 달라며 이사 추천을 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지난 5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는 곧 출범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애초에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이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데다가, 국정기획자문위의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도 북한인권재단 조기 출범 계획이 포함됐기 때문인데요. 생각보다 지지부진한 상태인 겁니다. 사실 인권이라고 하면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하는 건데, 아직까지 정치적인 이유에 휘둘리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아쉽네요. 이영환 대표의 분석, 들어보시죠.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정치인들의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에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정책이고, 답답한 부분이죠. 또 한 가지는, 재단이 출범을 하게 될 경우 과연 입법취지에 맞게 돌아갈까 하는 것도 걱정입니다. 북한인권실태 조사와 관련된 부분은 북한인권기록센터와 겹친다는 주장을 여당 쪽에서 내세우게 되면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 대북정책 연구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진행: 재단 출범뿐 아니라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이산가족 문제 등 새 정부가 강조해온 남북 간 인권 문제 해결도 제자리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 정부는 말라리아 방역, 어린이 영양식 지원, 의약품 지원 등 중단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했는데요. 하지만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동참을 문제 삼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은 핵과 미사일 등 도발을 계속하고 있죠. 남북관계가 전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도 전망이 어두운데요.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과 8·15 경축사를 통해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과 성묘 방문 등을 북측에 제의했지만 이렇게 어려운 시국에서는 어려운 일일 뿐입니다.
 
진행: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인권기록센터 개소 1주년을 맞아, 염승철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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