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그런 주폭(酒暴)은 없다

최근 경찰은 ‘주폭(酒暴)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주폭을 일벌백계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주폭에 대한 경찰의 온정적인 태도가 문제를 키웠다는 판단에서다. 한 일간지의 주폭 백태 시리즈에 대한 반향도 크다. 사법부도 음주 상태의 범죄를 감형해 주는 분위기를 바꿔나가겠다며 주폭 척결에 동참했다. 


남한에는 음주는 미덕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음주운전을 제외하고는 술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다. 북한에선 주폭을 ‘술풍’이라는 용어로 대신한다. 북한도 술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편이지만 술풍을 바로잡으라는 지시는 계속 내려온다.     


북한에서는 음주와 관련해 법적 처벌보다는 ‘김일성교시’ ‘김정일 말씀’ 등이 우선시 된다. 국가명절 등에 중앙당 지시문에는 이런 술풍을 금하는 지시가 내려온다. 이런 분위기에서 술풍을 벌이면 사상투쟁, 당 조직의 추궁, 조직적 처벌을 받게 된다. 술풍이나 ‘날라리풍’ 이라는 사소한 문제가 ‘사회주의적 생활기풍’에 어긋나 사상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북한에서 주로 개인들이 사적으로 제조한 술이 많다. 주민들은 생존수단의 하나로 개인 밀주(密酒)를 제조해왔다.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전국 도처 가정집에서 강냉이와 도토리, 톱밥을 이용해 술을 만든다. 이처럼 개인들이 만든 술은 알콜 함량이 30~60% 정도다. 보통 농태기라고 부르는데 술 정제 과정이 단순한 탓에 소주보다 주정(酒精)이 2, 3배 더 독하다.  


함북 청진시를 살펴보면 아파트마다 1, 2가구 정도 개인 밀주를 제조한다. 수남구역과 송평구역, 강덕 지역에는 1개 아파트 세대의 80%(100가구당80가구)가 자체적으로 모주(강냉이술)를 만들어 먹는다. 모주는 알코올 함유량이 30~50%에 달한다. 


개인 밀주 단속은 지역 인민보안서(경찰서)에서 담당한다. 북한에서 음주 측정 기계는 보지 못했다. 표면상 드러난 모습과 냄새로 음주 상태를 평가할 뿐이다.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지 말라는 계도가 있지만 오히려 술집 주변에 차량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사고만 나지 않으면 문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주민들보다 검찰소 검사, 보안원(경찰)들이 대낮에 만취 상태에서 버젓이 운전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종의 위세를 떠는 것이다. 일반 주민들은 음주로 자전거 운행 중 사고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음주로 인한 자전거 분실, 파손, 보행자 충돌 사고가 차량보다 더 많다. 


한국에서 특이한 것은 주폭을 행사하는 취객도 경찰관들이 인권을 보장하고 최대한 예우를 해주면서 문제를 처리한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 주폭들은 경찰관들을 우습게 보는 경향까지 있는 것 같다. 파출소까지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을 보면 이곳 공권력이 우습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북한에도 술문화가 퍼져 있지만 경찰관을 상대로 한 주폭은 없다. 만약에 동네 폭력배가 술을 마시고 보안서에서 행패를 부리면 아마 죽도록 두들겨 맞을 것이 뻔하다. 술이 깨도 구류장에 가둬 놓고 며칠씩 벌을 받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니 북한에 주폭이 있을 턱이 없다.


◆주폭(酒暴)=만취상태에서 상습적으로 상가, 주택가 등에서 인근 주민 등 선량한 시민들에게 폭력과 협박을 가하는 사회적 위해범을 의미한다. 최근 충북경찰청이 만든 용어로 술에 취해 관공서와 지구대 등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을 ‘주폭(酒暴)’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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