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보위부의 ‘내부 가족을 통한 회유·협박 수법’으로 중국 내 탈북민이 북송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재차 벌어졌다.
27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이 알려온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때는 지난 9일. 함경북도 연선지역 담당 보위원 안 모(소좌) 씨는 탈북민 가족 중 홀로 남겨진 송 모(15) 양을 통해 엄마 리 모(42) 씨를 유도, 입국하게 하고 ‘비법월경죄’로 체포했다.
오랫동안 준비한 체포 작전이 성공한 셈이었다. 일단 이 보위원은 딸 송 양을 몇 년 전에 ‘수양딸’로 삼았다고 한다. 겉으로는 ”현재 당(黨)에서는 월경(越境)자들의 자식들도 부모들의 죄와는 무관하게 참된 사회의 한 성원으로 키울 것을 바라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판단한 이 보위원은 ‘북한식(式) 인질전’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송 양에게 중국 휴대전화를 통해 엄마와 통화할 수 있게끔 해주고 ‘안전하게 잘 있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하게 유도했다고 한다. 특히 ‘대본’까지 작성해서 그대로 읽게 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얼마쯤 흐른 뒤, 그는 점점 노골적인 형태를 띄었다. 이 보위원이 직접 전화 통화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양 아빠’라는 점을 내세워서 딸의 보육 및 생활비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만 ‘돈’ 문제는 딸이 직접 이야기하게 만들고, 정작 본인은 ‘잘 돌봐주고 있으니 걱정 말아라’고만 말했다.
그렇게 6년여간 상당한 자금을 챙긴 이 보위원은 때가 됐다는 판단에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 이 엄마에게 “딸을 한 번 볼 수 있게 해주겠다”는 시그널을 지속 보냈던 것이다. 그는 “양 아빠만 믿고 강을 한 번 넘어와라. 안전은 책임지겠다”고도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렇게 중국에서 북한으로 역(逆) 월경 작전이 시작된 지난 9일 밤 12시. 리 씨는 꿈에 그리던 ‘딸과의 상봉’이 아닌 ‘체포조의 급습’을 맞이해야 했다. 오랫동안 준비해 온 체포 작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장 체포된 리 씨는 이후 함경북도 보위부 집결소에 구금됐었고, 이제는 보안서로 넘겨졌다고 한다. 관련 조사를 마친 후 현재는 최종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에서 중국으로 비법월경한 주민에게 거주 기한에 따라 최소 1년부터 최대 7년까지 처벌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보위원은 딸을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엄마가 보내준 보육비는 본인 딸의 ‘사교육비’로 썼다고 한다.
특히 북한 보안 당국은 이 보위원에게 ‘혁명 임무 완성’ 및 ‘자금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표창’을 줬고, 승진을 예고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이 알려온 안 모 소좌에 대한 보위부 내부표창]
“지난 6년간 꾸준히 비법월경자들에 대한 사상 교양사업을 진행하여 그들이 다시 재생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며 보위일군(일꾼)의 사명감을 안고 당이 맡겨준 혁명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였다. 또한 도 보위부 내 혁명사상연구실 꾸리기 사업 등에 필요한 충성의 자금을 마련하여 이 사업에 기여하므로써 보위일군으로서의 산 모범을 보여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