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은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봉쇄가 풀려 경제 형편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 북미, 남북 연쇄 정상회담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들어 회담 성과를 낙관하지 않는 분위기도 적지 않았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보는 북한 내부 시각은 주로 경제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5일 노동신문은 기차로 베트남을 향하는 김 위원장의 노고를 생산 성과로 보답하려는 각계각층의 의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고인호 내각 부총리 겸 농업상과 문명학 석탄공업상, 장철 국가과학원장 등은 신문 기고를 통해 경제분야별 생산 목표 달성과 창출을 다짐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신문과 중앙방송으로 원수님(김정은) 해외 방문 사실이 퍼졌고, 그제서야 주민 대부분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베트남 방문은 평양 주민들도 기차가 출발한 후에나 정확한 내막이 알려질 정도로 내부 정보를 통제해온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주민들은 깜깜이 상태였던 것이다. 북한 매체들이 대대적으로 방문 여정을 띄우면서 주민들의 본격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회담이 가져올 경제 혜택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 소식통은 “중국하고 교류가 어려워져서 외화벌이와 무역부분 일꾼들의 고난이 매우 컸다”면서 “위(당국)에서는 경제봉쇄를 뚫고 나가자고 하지만 이것이 쉬운가. 이번 회담에서 (경제)봉쇄가 해결되고 무역도 수월해지기를 바라는 소리가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은 대북제재로 인해 중국 측 무역업자(대방)들이 큰소리를 치고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중국 쪽에서 품목결정에 대한 우선권을 행사하게 되고 이익도 줄어들었다. 무역부분에서는 봉쇄가 제대로 풀렸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소식통은 무산광산 상황이 “고난의 행군 시절로 돌아갔다”고 표현하면서 수출 회복을 통해 광산 주민들의 생활고가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 장사가 아무래도 예전만큼은 안 되니까 나아지기를 바란다”면서 “장사 품목을 바꾸려고 해도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시장 상인들의 말을 전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차 회담이 끝난 후에도 달라진 점이 없다는 점을 들어 전반적으로 큰 기대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어린 아이들까지 입에 올릴 정도로 떠들썩했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속이 없었다는 평가가 꽤 나돌았다.
소식통은 “작년에 회담이 있었지만 주민들 손에 돌아간 것이 없다. 그동안 너무 많이 속아서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라며 경제문제와 관련해 정부에 대한 불신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소식통은 비핵화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번 조미(북미) 상봉(회담)에서 트럼프가 핵을 내놓으라고 떼를 쓰겠지만 공짜로 내놓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우리 조선(북한) 사람들은 핵 기지와 (실험) 장소를 없애버린다고 해서 핵을 다 내려놓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앞으로는 손을 내밀고 뒤로는 숨통을 조이기 때문에 뭘 믿고 다 내놓겠냐”라며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자세를 대변하기도 했다.
한편, 내부 소식통들은 국경지역과 내부 통제가 연이은 정치행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있는 3월까지 통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