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국토관리에 진땀… “농촌지원 기간 도로 보수 동원”

북한이 2019년 9월 각 기관들에 배포한 국토관리 관련 학습자료.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올해 상반기 국토관리 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양강도 혜산시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국토관리 중요성에 대한 학습과 함께 각종 재해 대비와  도로 보수를 강도 높게 실시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지난달 30일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혜산시 각 기관과 여맹, 기업소와 단체 등에서 국토관리와 관련한 학습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혜산시는 9, 10월 두 달을 국토관리 월간으로 규정해서 국토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산림감독원이 부지런히 담당 구역을 돌고 도시 곳곳에서 도로 점검과 보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습 모임에서 강연자들은 ‘국토관리를 잘 하지 못해 피해를 발생시킨 대상기관과 주민은 처벌을 받는다’며 주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한다.

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중부지역에 큰 재산과 인명 피해를 입은 북한은 재해 복구와 함께 국토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방 도시들의 분발을 촉구해왔다.

노동신문은 14일 국토관리를 군중적 운동으로 벌려야 할 숭고한 애국사업으로 규정하고 모든 잠재력을 총동원하라고 요구했다. 상반기 국토관리 평가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아 공개 비판을 받은 안주시나 혜산시 등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산림보호나 도로 관리 기관이 아닌 사회단체나 여맹, 기업소 등도 지정된 도로 보수와 제방쌓기에 나서는 등 국토관리 업무에 동원되고 있다. 혜산시 당위원회가 도로 보수와 산불과 홍수 방지를 위해 팔을 걷어부친 모양새다.

소식통은 “가을 태풍 준비도 한창이다”면서 “예전에는 도로 옆 물도랑을 15-20cm 정도 넓혀주는 작업을 했다면 지금은 도로 주변에 석축을 쌓아서 빗물로 토사가 밀려내려 도랑을 막는 것을 미리 방지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9월과 10월 두 달 간 전국에서 가을걷이로 인한 차량 이동이 증가하게 되면서 주민들이 도로 보수 및 정비에 일정 기간 동원된다. 그러나 올해는 농촌 지원 전투보다 국토관리가 더 우선적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에서 1∼4급 도로는 환경보호기관 또는 도시경영기관이 관리하고, 지방의 5, 6급 도로는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가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소식통은 “농촌 일손이 바쁜 가을에 주민들을 도로공사 등에 불러내니 당연히 불만이 생기게 된다”면서도 “학습과 노동에서 국토관리를 강조하니 주민들도 보수 작업에 온종일 끌려다니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이 뙈기밭(소토지) 가을(수확)을 하면서 도로보수에 동원되다 보니 온몸이 욱신거린다는 말을 할 정도”라면서 “그나마 올해 혜산은 홍수로 인한 도로파괴가 심각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015년 개정 도로법을 통해 도로관리에 엄중한 결과를 일으킨 단위와 개별적 공민에게는 사안에 따라 행정적 또는 형사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