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주, 前지배인 비리로 참고인 조사”

▲올해 5월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당한 박봉주 전 내각총리 ⓒ연합뉴스

박봉주 전 내각총리가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순천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박 전 총리의 지배인 부임 이후 기업소 부정부패 사건으로 대대적인 숙청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에 있는 순천연합기업소는 1984년 착공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됐고, 이후 1986년에 다시 공사를 재개해 3년 후에 완공됐다. 그러나 공장이 완공됐지만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90년대 중반 식량난 이후에는 공장이 완전히 멈춰섰다.

소식통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장관계자와 일부 세력들이 결탁해 공장 설비를 중국에 밀매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순천 시내에서 일명 ‘돌두령'(북한에서 힘있는 간부들을 비하하는 말)이라 불렸던 박기독(75)이라는 인물이 순천시 당과 기업소 책임비서 등과 모의해 공장 기계 설비를 중국에 내다 팔아버린 것.

북한 내부 소식통은 이에 대해 “박봉주 전 내각총리는 올해 5월 기업소 지배인으로 부임한 이후 공장 시설을 둘러보다 기계설비들이 보이지 않자 이를 김정일에게 직보했고, 김정일은 보위사령부에 지시해 비밀리에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계 설비 등을 팔아먹은 관련자들이 매우 많은데, 평안남도 당 책임비서를 비롯해 순천시 당 책임비서, 검찰소, 안전부장, 비날론 외화벌이 과장 등 상당히 많은 고위 관계자들이 연루됐다”며 “순천기업소 지배인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 이미 사임했었는데 사건 발발 이후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의 핵심적인 인물은 박기독”이라며 “평남도당과 순천시당 책임비서에게 접근해 순천기업소의 자재설비를 팔아먹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를 고발한 박 전 총리는 참고인 조사 차원에서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박기독은 30세 즈음에 교화소에서 15년 형을 선고 받고 8년을 복역한후 대사령(대사면)으로 풀려났다. 이후 돌을 가공해 유골함을 만들어 외국에 파는 외화벌이 사업을 벌이기도 했고, 중국에서 벽돌찍는 기계를 들여와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벌어들인 자금을 바탕으로 도당과 시당에서 제기되는 사업자금을 모두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치며 책임비서에게 접근했고, 그들과 모의하에 순천연합기업소 설비자재를 모두 팔아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기독은 순천에 건설된 ‘리수복 혁명사적지’와 ‘김정일화 온실’에도 자금을 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인근 주민들에게 ‘순천사건’으로 불리고 있는 이 사건으로 박기독은 모든 책임을 지고 공개처형에 처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평남도당 책임비서와 시 책임비서, 검찰소, 안전부장 등이 해임 철직됐지만 최종 책임은 박기독이 졌다”며 “지난 8월 박기독이 잡혔을 때 관련자들을 불지 않고 자기 머리를 벽에 밖는 자해를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기독은 지난 9월 18일 순천시 석수동에 위치한 공설운동장에서 공개처형이 집행됐다. 총살 당시 순천시민과 중앙당 간부, 군당책임비서, 연합기업소책임비서, 조직비서 등이 총 동원됐고 각 기관들은 기관명칭이 써있는 깃발을 들고 집결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박기독 총살 당시 90발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일반적으로 사형수 1명에 9발을 쏘던 관행과 달리 30발이 장전된 자동보총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한편,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22일 “순천경기장에서 15만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보위사령부와 국방위원회 검열조에 걸려들었던 순천시 돌 가공 공장 지배인이 예심을 받고 공개 처형 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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