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포격 사망에도 ‘6者 카드’ 집어든 중국

중국이 북한의 연평도 민간인 포격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 해 국내외에서 중국의 태도를 두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직후 한미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한반도 안정을 깨는 엄중한 도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중국의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러한 기대와 달리 북한에 대한 한 마디 비판 없이 6자회담이라는 ‘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은 한·미·러·일 외교장관과 잇달아 전화 회담을 가진데 이어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28일 한국을 긴급 방문해 이 대통령을 접견했다. 또한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나 상황이 더 악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이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에게 미중 양국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대화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전화회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 행보에 기대감을 표했던 것이 사실이다. 북중관계를 감안하면서도 민간인까지 희생된 이번 포격이 한반도 안정을 깨는 엄중한 도발이라는 점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이 대통령이 다이빙궈 국무위원과의 회담에서 현 상황에서 6자회담을 재개할 때가 아니라는 확고한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중국은 같은 날 공식 기자회견을 자처해 ‘6자회담 12월 초 개최’라는 입장을 내놔 한국정부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의 26일자 성명에서 “우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허락 없이 이뤄지는 군사적 행동에 반대한다”고 밝혀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을 통해 한미-북중 대립각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는 실정이다.


이준규 외교안보연구원 원장은 29일 동북아 안보 관련 토론회에서 “중국은 천안함도 그랬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균형자적인 중간자 입장을 취하려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을 간과하는 중국의 태도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략적으로 북한을 자국의 ‘자산’으로 취급하고 있고 조건에서는 북한의 도발에도 소극적인 자세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대중 안보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플랜을 짜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된다.


한중 경제협력은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지만 북한 변수로 인해서 한중간 안보적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는 만큼, 양국간 정기적인 ‘안보대화’를 통해 협력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인내로 일관해온 정책이 중국의 소극적인 자세를 방조했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군사행동을 불러와 중국에게도 이롭지 않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평도를 도발한 북한보다 중국이 더 밉다는 여론이 팽배해질까 우려스러운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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