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남북, 선수단도 냉랭

최근 경색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남북관계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 있다.

8년 전 시드니올림픽에서 전 세계를 감동시켰던 남북한 동시입장이 개막식에서 불발된 것으로 상징되듯 어쩌다 마주친 선수, 임원들까지도 서먹서먹해 하거나 아예 ‘소 닭 보듯’ 무관심하게 지나치곤 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역도대표팀은 얼마 전 올림픽 선수촌 식당에서 북한 대표팀을 만났다가 예전과 딴판의 분위기를 감지했다.

대표팀은 올림픽에 앞서 치러진 크고 작은 국제 대회에서 북쪽 팀을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곤 했지만, 베이징에서 만난 그들은 가볍게 눈인사만을 하고 허둥지둥 스쳐 지나갔다.

반찬을 나눠 먹자고 가져가 봤지만 돌아온 것은 `일 없습니다’라는 차가운 대답 뿐.

역도 대표팀 관계자는 “북한 팀과는 자주 만났기 때문에 국제대회에서는 서로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면서 가깝게 지냈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코칭스태프부터 선수들까지 의식적으로 우리와 거리를 두려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 단일팀 경험 등으로 다른 종목보다도 가장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 온 탁구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보다 관계가 서먹해진 것은 마찬가지다.

현정화 코치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이뤘던 북한의 이분희에게 안부를 전해줄 것을 부탁하는 등 살가운 대화시도도 있었지만 예전에 비해 어딘가 냉랭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대표팀은 2004년 은메달을 따냈던 북한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는 신통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이 어색한 관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선수촌이나 훈련장에서 보이는 북쪽 선수단의 전반적인 태도도 차갑다.

식사나 훈련, 경기 참가를 위해 무리를 지어 나설 때를 제외하고는 개별 행동을 절대 하지 않아 마주칠 기회도 별로 없지만, 우연히 만나 아는 척을 해도 모르는 척 지나치는 것이 다반사다.

사격에서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당사자끼리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다가도 이같은 분위기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리는 모습도 보였다.

방송해설을 위해 베이징을 찾은 한 실업 사격팀 감독은 “평소 잘 알고 지내는 북한팀 코치와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사람이 갑자기 등을 돌리며 모르는 사람 대하듯 하기에 `왜 그러냐’ 했더니 옆에 기자가 있더라”며 “확실히 예전과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국제대회와는 달리 규모가 크고 통제가 심한 올림픽이라는 대회 특성도 선수단 거리를 멀게 하고 있다.

체조 대표팀 관계자는 “다른 대회 같으면 숙소도 같이 쓰고 접촉할 기회가 많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겠지만 이번 만큼은 다르다”며 “경기장이 아니면 서로 격리가 돼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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