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자력갱생’…北 내부에선 “인민들에게 해결하라는 것” 불만

대북 제재에 버티기 돌입 가능성...내부선 경제적 어려움 동향 지속 포착돼

전원회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이어 10일 당 중앙위 제7차 제4차 전원회의에서도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속에서 대북제재에 굴하지 않고 버티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11일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10일) 개최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건설에서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나갈 데 대하여’라는 의제가 첫 번째로 상정됐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최근 진행된 북미정상회담의 기본취지와 당의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번영의 보검으로 틀어쥐고 전당, 전국, 전민이 총돌격전, 총결사전을 과감히 벌림으로써 사회주의건설의 일대 앙양기를 열어놓자는 것이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의 기본정신”이라면서 “자력갱생과 자립적민족경제는 우리 식 사회주의의 존립의 기초, 전진과 발전의 동력이고 우리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영원한 생명선”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전원회의 내용을 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총 25차례에 걸쳐 ‘자력갱생’을 언급했다. 그는 앞서 하루 전날(9일)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간부들이 긴장된 정세에 대처해 주인다운 태도로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높이 발휘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자력갱생과 자립적민족경제는 그동안 북한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내용으로,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는 지난해 4월 20일 전원회의(제7기 제3차 전원회의) 결정을 지속 유지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를 앞두고 이처럼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경색된 북미협상 국면에서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는 미국에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방안이 관철될 때까지 대북제재를 버텨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원회의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가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그러나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대북제재 여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 나타나고 있다.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의 국영기업소가 가동을 중단하는가 하면, 기업소 노동자들이나 공공부문 근로자들은 물론 권력기관 성원들까지 생활전선에 내몰리면서 출근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근에는 평양과 신의주, 평성, 혜산, 청진, 함흥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한 소규모 지역 시장의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대북제재에 따른 경기 침체가 시장 구매력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 통일부는 지난달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업무현황보고 자료에서 2018년 북·중 무역액이 전년 대비 50.8% 감소하고, 올해 1월 무역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8.4% 감소하는 등 대북제재로 북한 대외무역 감소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자력갱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제재 버티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불만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자력갱생은 항상 말하던 것이고, 원수님(김 위원장)이 경제봉쇄(제재)를 견뎌내자는 의미로 자력갱생을 강조해도 주민들은 항상 자력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당국에 대한) 신뢰가 없어 불만이 있는 건 사실이다. 국가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인민들에게 그런 식으로(자력갱생으로) 해결하라는 데 불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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