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프’ 北 여자축구, 체질개선 시급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연이어 주관한 2010년 U-20, U-17 여자 월드컵에서 남한은 ‘방긋’ 북한은 ‘울상’을 지었다.


U-20대회에서 U-17대회로 이어진 여자 월드컵에서 피파랭킹 21위의 남한은 3위와 우승이라는 기대이상의 값진 성적을 거뒀다. 이 같은 희소식은 남한 여자축구의 선전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욱이 지소연과 여민지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들은 탁월한 골 결정력과 개인기, 위치 선점능력 등을 선보이면서 국제 축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반면 ‘디펜딩 챔프’ 북한은 입장이 정반대다. 북한은 피파랭킹 6위의 강팀으로 여자축구계를 호령해 왔다. 이런 북한이 U-20대회 8강전 패배, U-17대회 4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피파가 주관해왔던 국제대회인 2006 U-20 우승, 2008 U-17대회 우승, 2008 U-20대회 준우승을 거머쥐었던 북한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성적임에 분명하다.



북한이 지난 대회의 ‘왕좌’를 지키지 못한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북한 축구의 변함없는 스타일이 지적되고 있다.



북한 축구는 남·여 할 것 없이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선(先)수비 후(後)역습’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 전략으로 북한 팀 칼라를 모두 설명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벽방어 이후 날카로운 역습을 통해 상대방의 골문을 위협했던 북한식 축구는 체력이 약한 팀에는 매우 강점을 보여왔지만, 엇비슷한 체력의 팀을 만날 경우 공격은 단조롭고 공격수의 발재간 능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U-17대회에서도 공격수는 ‘치고 달리기’나 빈 공간을 돌파해 들어가는 단순한 공격을 반복할 뿐이었다. 역습을 위주로 하는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 ‘뻥’ 뚫린 한 순간을 노릴 뿐이지 그 이상 창조적인 득점 상황을 만드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상대팀에서 신속한 공수전환만 이뤄진다면 쉽게 막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북한 여자 축구는 남자 축구 못지않은 거친 스타일의 경기운영을 고수해 왔다. 지난 U-20 대회 8강 독일과의 경기에서도 북한 여자축구는 특유의 거친 수비로 인해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경미가 퇴장당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최경미가 퇴장 당하자 북한은 10명의 선수로 힘이 부치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쐐기골을 허용하고 결국 주저앉았다.



이번 U-17 대회에서도 북한은 거친 플레이와 강력한 압박 수비로 많은 파울을 범했다.



U-17 대회 조별리그 칠레전을 제외한 전 경기에서 상대팀보다 많은 파울을 기록하면서 거친 경기운영을 보였다. 특히 트리니다드토바고, 나이지리아, 독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상대팀보다 두 배 넘는 파울을 범했다.



이 같은 북한의 압박수비는 상대 공격수를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필요 이상의 파울을 범하면서 상대팀에게 공격기회를 제공하는 ‘양날의 검’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축구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도 이제 축구 스타일의 변화를 꾀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까지 북한 여자축구가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현재의 플레이스타일은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U-20대회와 U-17대회는 북한의 이 같은 약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실제 북한 남자 축구대표팀도 1966년 이탈리아 월드컵 8강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도 이 점을 상기해야 한다.


때문에 올해 대회에선 8강과 4위라는 비교적 ‘무난한’ 성적으로 마무리 했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여자축구 선수들의 기술과 체력을 감안할 때 북한 여자축구팀이 ‘강팀’의 지위를 지키려면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다 개방적인 자세로 선진 축구강국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키워야 할 것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