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안전원(경찰)과 인민반장에 이어 동(洞)사무장들까지 길거리 장사 통제에 나서면서 주민들과의 대립 갈등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지난달 9일 ‘길거리 장사’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재차 하달됐다”면서 “중앙의 이 같은 지시에 따라 동사무장들까지 길거리 장사 통제에 나섰고, 이들과 주민들과의 난투극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일 혜산시 남새(채소) 도매상점 앞에서 메뚜기 장사꾼들과 통제 나선 동사무장과 싸움이 벌어졌다.
장사꾼들이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동사무장이 힘든 사람들을 도와줘야지 죽 물 벌이도 못하게 하면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항의하자 사무장은 “너희처럼 말 듣지 않는 것들 때문에 나라가 어렵다”고 발언한 게 화근이 됐다.
이후 주민들은 ‘나라가 어렵다’는 동사무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구루빠(단속반)에 신고했다. 그러나 동사무장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고 길거리 통제에 현재까지도 동원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어 “길거리 장사에 대한 통제가 시작되면서 안전원과 인민반장, 최근에는 동사무장과 주민들과의 몸싸움 동향이 매일 같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위에서는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동사무장은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직제상 동 안의 정책집행과 행정수행에서 생생한 민원현장을 접하며 제기되는 각종 문제를 당국의 의도에 맞게 해결해주는 당국과 주민과의 중간자적 역할을 해왔다.
실제 지난 기간 동사무장은 명절 공급과 식량 배급표를 나눠 주는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특히 영예군인, 제대군관, 공로자들의 생활을 수시로 요해(파악)하고 그들의 애로점을 해결해줬다는 점에서 ‘심부름꾼’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었다.
소식통은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동사무장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그래도 좋은 편이었다”면서 “안전원과 인민반장들의 통제가 먹히지 않자 (당국이) 동사무장들까지 길거리 통제에 내세우면서 그들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